매일신문

[단독] '돈봉투 왔다갔다'…얼룩진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

제보 통해 '취업지원센터장 자리두고 구미 노인회장에게 돈 봉투 전달' 폭로
구미시 '담당부서에서 해당 내용 관련 감사 착수할 예정'
제보자, 구미시노인회장의 명절선물 요구, 갑질, 폭언 등도 알려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 사무실. 독자제공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 사무실. 독자제공

경북 구미시가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 취업지원센터장 임용 과정에서 금품 수수 의혹 등을 인지하고 고강도 감사에 나선다.

10일 구미시에 따르면 최근 구미시노인회의 전 직원으로부터 구미시노인회장의 뇌물, 인사, 갑질 등에 대한 제보가 접수, 담당 부서에서 개별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2021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 간 노인취업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던 A씨가 재임용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재임용을 위해 구미시노인회장인 B씨에게 돈 봉투, 명절 선물 등을 건넸지만 재임용이 되지 않자 'B회장님께 고합니다'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해 이를 폭로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A씨는 돈이 든 봉투를 B씨의 책상서랍 위에 두었고, 수십만원 가격대인 대게 등의 선물도 수차례 했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대한노인회 정관 및 운영 규정에 2년 간 계약 종료 이후에는 특별한 사유나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재임용이 됐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B씨의 행동은 독단적이고 비인간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서에는 또 '회장의 일방적인 운영, 폭언과 갑질로 모멸감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회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약한 직원들에게 갑질을 그만하라', '명절 때 선물하지 않는다고 욕하지 말라' 등의 내용도 적혀 있다.

B씨는 지난 7일 A씨로부터 받았던 금액만큼 계좌이체로 다시 보냈고, 8일에는 A씨와 만난 자리에서 갑질 등에 대해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늦은 감은 있지만 (저의)과오를 크게 뉘우치고 이 사실을 당국에 알려 B씨의 부도덕한 인간성과 뇌물수수를 폭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동안 뇌물 한번 바친 적이 없었는데 B씨에게는 뇌물을 바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공익을 위한 제보인 만큼 선량한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더 이상 갑질을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B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를 방문하고, 통화 시도와 문자를 수 차례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도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회장단 회의를 통해 해당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 사무실이 있는 구미노인종합복지관 전경. 이영광 기자
대한노인회 구미시지회 사무실이 있는 구미노인종합복지관 전경.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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