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일류 국가로 가는 길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 나흘째인 9일(현지시간) 양국 사망자 수가 1만5천 명을 넘어섰다. 국제사회가 온정의 손길을 뻗고 있지만, 튀르키예는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 비해 구조 인력과 장비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10년 이상 내전 중인 시리아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당장 구호 물품의 이송 통로를 놓고 정치적 갈등이 있다고 한다.

재난 현장에서는 신속한 구조는 물론이고 후속 지원도 절실하다. 튀르키예에서는 구조된 사람들과 여진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강추위에도 길에서 노숙하는 상황이다. 시리아는 국민 2천300만 명 중 절반가량이 국내외에서 난민 생활을 할 정도다. 의료진, 의약품뿐만 아니라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텐트와 모포, 옷, 식음료 등 지원이 시급한 것이다.

튀르키예는 6·25전쟁 때 미국·영국 다음으로 많은 1만4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해 우리를 도운 국가다. 그런 역사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세계 10위권 강대국의 위치에 걸맞은 역할을 마땅히 수행해야 한다. 튀르키예에 지진이 발생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수송기를 이용해 구호 인력 파견을 지시했고, 수색·구조·의무 요원 등 118명을 파견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해외 재난 때 파견한 구호대 중 최대 규모다. 500만 달러(약 63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도 결정했다.

두산그룹은 100만 달러(약 12억 원) 규모의 건설 장비를, HD현대는 중형 굴착기 10대를 튀르키예에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튀르키예 법인도 50만 달러 규모의 구조 장비와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기업들도 그룹 차원의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나라가 부유하고, 국민들 교육 수준이 높다고 선진국은 아니다.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할 때 선진국인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 국가를 돕고, 인류의 위기에 함께 맞서며, 국제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때 대한민국은 일류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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