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통령이 혁명하겠다는 각오라면 기대감 커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핵심 국정 과제인 지방시대와 관련, "지방정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분보다 더 혁명적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전북 전주 전북도청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지방정부 수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였다. 윤 대통령은 '혁명'이라는 단어까지 호명하며 지방시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중앙의 권한을 과감히 이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에 국무조정실은 '중앙 권한 지방 이양 추진 계획'을 발표, 시도지사가 현재보다 3배 이상의 면적에 이르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갖고 환경부와 시·도의 환경영향평가 적용 대상이 겹칠 때는 종전엔 환경부 평가가 우선이었지만 향후에는 시·도 평가로 진행되도록 했다. 지방대 육성을 지자체가 주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자유무역지역 경쟁력 강화 사업도 시·도지사에게로 이양된다.

윤 대통령과 중앙정부 관계자들이 이날 보여준 지방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는 달라진 것이어서 주목됐다.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주듯 권한을 나눠 주는 시혜적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중앙·지방정부가 분명한 기준을 갖고 권력을 분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중앙정부는 외교·안보·통상 등을, 나머지는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방의 저력을 믿고 과감한 권한 이양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삼권분립이라는 수평적 분권, 그리고 중앙·지방이 권력을 나누는 수직적 분권을 동시에 달성한 나라가 선진국이 됐다.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다짐은 선진국 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도 연결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실천 의지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중앙정부 관료 집단과 무수히 많은 충돌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혁명하겠다는 각오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지역민들의 단합된 응원이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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