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튀르키예, 건설업자 113명에 체포영장…건축규정위반 혐의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에서 한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있다. 이 소년은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가족을 잃었다.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양국에서 2만8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진데리스에서 한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더미에 앉아 있다. 이 소년은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가족을 잃었다.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양국에서 2만8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지진으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건물 수천채가 무너진 가운데 해당 지역 건설업자 113명에게 건축규정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튀르키에 측이 11일 밤(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10일 튀르키예 변호사협회는 건설업자, 감리인 및 공무원들을 지진 때 수많은 건물이 맥없이 무너진 데 대한 책임을 지라며 형사 고발장을 냈다. 규정을 제대로 지켰으면 이 같은 대량 건물 붕괴가 일어날 수 없다면서 이들의 규정 위반과 업무 태만은 과실치사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튀르키예에서 1999년 이스탄불 인근 규모 7.8의 서부 대지진으로 1만8천명이 사망한 뒤 정부는 내진 관련 건축 규정을 전국에 걸쳐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규정대로 건축업자들이 짓고 공무원들이 감독했으면 건물이 이 정도로 허약하게 무너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진 수 년 전부터 튀르키예의 신축 건물이 전국 어느 곳이고 할것없이 관과 업자 간의 만연한 부패로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BBC는 이날 건설업자들을 포함해 적어도 1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이 밝힌 건설업자 체포 영장과 경찰 억류는 몇 시간 전에 나온 부서진 건물 약탈 및 강도 행위와 피해자 사기 등으로 98명이 경찰에 잡힌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건설업자와 공무원에 대한 사법 집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대지진 발생과 후속조치 미흡 불만의 여론을 정부 최고위층 아닌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적잖다. 과거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는 건축 경기 붐을 이어가기 위해 건축 규정을 엄연히 위반한 업자들에게 사면 조치를 내린 적이 있어서다. 여기에는 이번 지진이 난 남동부 업자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천재 대신 인재 책임론이 부상하자 다소의 대응 미흡은 인정하면서도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의 천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피해 지역 방문 중에 여러 번 "이런 일들은 언제나 일어났었다" "우리가 알수 없는 운명의 설계 일부"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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