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수명이 다한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등으로부터 실리콘(규소)을 분리해 이차전지 원료로 재사용하는 '도시광산 업사이클링'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경북도는 올 상반기 환경부가 선정하는 '녹색융합클러스터' 조성 희망지역 중 하나로 '구미 첨단전자산업 자원순환 클러스터' 제안서를 지난해 제출해 내달 중 현장실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국내 친환경 산업 육성 기반을 만들고자 지난 2021년 말 녹색융합클러스터 관련법을 제정한 뒤 올해 처음 대상지를 지정하기로 했다.
구미 첨단전자산업 자원순환 클러스터는 경북도와 구미시가 탄소중립 산업단지를 확보하고, 도시광산(버려지는 전자 제품 등에서 첨단 소재를 추출해 재사용하는 것)으로 국내 전자 폐기물 최소화·재자원화 기술을 선도하는 데 방점을 뒀다.
반도체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찌꺼기나 폐 반도체, 수명이 다한 태양광 발전 패널로부터 실리콘을 추출해 정제한 뒤 이를 최근 각광받는 실리콘 소재 이차전지 음극활물질로 재활용한다는 게 골자다.
경북도는 SK실트론으로부터 반도체 웨이퍼 생산 도중 발생하는 실리콘 슬러지(찌꺼기)를 공급받은 뒤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는 순도 향상 연구(부산 부경대에 의뢰)를, 타 지역 중소기업 2개 사에는 추출·정제 연구를 각각 맡긴 상태다.
최근 재사용하기에 충분한 순도를 확보하고서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구미 첨단전자산업 자원순환 클러스터가 사업지로 최종 선정되면 올해부터 오는 2032년까지 구미국가산단에 국비 등 1천520억 원을 들여 연구시설·테스트베드를 설치하고 리사이클링(자원순환) 업체 등을 육성할 수 있다.
특히 추출정제 기업 2곳은 구미에 지역 사무소와 생산설비를 설치하고서 생산품을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외 음극재 제조사에 공급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년 새 전자제품 생산·사용이 늘어난 결과로 국내 전자폐기물 배출량은 2019년 기준 66만5천톤(t)에서 오는 2030년 92만6천t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반도체 실리콘 슬러지(찌꺼기)는 2016년 연간 2만1천t에서 2027년 4만t까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폐 실리콘을 재사용하면 연간 1조3천300억 원 이익과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경북도는 보고 있다.
경북도·구미시는 이번 녹색융합클러스터 지정을 희망하는 국내 5개 지자체(인천시, 충남 보령군, 전남 해남군·광양시, 전북 부안군)와 경쟁한다. 인천시와 보령군을 제외한 3개 시군이 자원순환 관련 주제로 구미시와 직접 다툰다.
환경부는 각 지자체 제안서를 검토하고 내달 중 현장 실사를 거쳐 상반기 중 최종 대상지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수명이 20년에도 못 미치는 태양광 패널 등이 조만간 폐기물로 쏟아질 전망이다. 한번 쓰고 버리던 실리콘을 재자원화해 첨단산업 소재로 되돌리는 핵심 기술을 구미에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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