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6천257억 원이고, 신한금융은 4조6천423억 원, KB금융 4조4천133억 원, 우리금융 3조1천693억 원이다.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하면 15조8천5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어났다. 사상 최대 순이익이다. 놀라운 것은 금융사들이 별다른 노력이나 혁신 없이 엄청난 이익을 앉아서 챙겼다는 점이다. 고금리 기조를 이용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로 벌어들인 '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祕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 기준 30대 대출자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4.2%까지 높아졌다.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전체 소득의 40%를 훨씬 넘어선다는 뜻이다. 40대 대출자 중에서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비중도 33.1%나 됐다. 1천조 원을 넘는 대출을 안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만기 연장, 원금 상환 유예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 57만 명의 141조 원 빚더미는 지원이 끝나는 순간 폭발하는 '시한폭탄'이다. 대출이 무서워서인지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1월 말 959조4천억 원으로 6천억 원 감소했다.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막대한 이익은 이처럼 서민들의 피눈물과 고혈(膏血)로 이뤄낸 셈이다. 스스로도 눈치가 보였던지 금융사들은 '자사주 소각' '총주주환원율 상향' '기부' 등 수익을 사회와 나누겠다고 했다. 몇몇 어려운 이웃들에게 난방비를 지원하고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성금 수억 원씩을 내놓은 것은 생색내기라는 평가다. 대신 '신용 상태나 상환 능력이 개선된 대출 고객이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할 수 있는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은 2020년 40%, 2021년 32.1%, 지난해 상반기 28.8%로 오히려 떨어졌다. 반면에 지난해 말 이후 5대 시중은행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한 2천200여 명에게는 1인당 최소 6억~7억 원의 거액이 안겨졌다. 법정퇴직금을 합할 경우 10억 원 이상을 수령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남은 직원들은 수백%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하지만,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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