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공공의료 강화 위한 시급한 과제는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14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14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제2의료원 관련 및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관한 정책 토론회'가 진행됐다. 허현정 기자

"지역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현재 대구의료원의 기능 강화일 것입니다."

14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시가 주최한 '제2의료원 관련 및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관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새공공병원시민행동) 측이 시민 4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대구의료원 설립 등에 관한 정책 토론을 대구시에 청구하면서 개최됐다.

김건엽 경북대병원 공공의료본부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는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서창민 대구의료원 기획조정실장, 김종연 대구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김진영 대구시 시민안전실 공공의료팀장 등이 참여했다.

'한국의 공공보건의료 현황과 방향'에 대해 발제한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우리나라의 높은 재난적 의료비(연간 가계 가처분소득 중 40% 이상 차지하는 의료비용),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등을 지적하며 공공의료기관 등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최근 대규모 병원에서 하나 둘 소아 진료에 공백이 생기고 있는데, 병원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필수 의료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임계점이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병원 설립이 집중되고 있는데, 지역 거점 중소병원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지방은 상급종합병원만 남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존의 공공의료가 ▷취약의료 ▷의료취약계층 대상 ▷최소한의 시설·인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필수의료 ▷모든 국민 대상 ▷종합병원 시설 규모와 인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가치기반 수가제 중심의 지불 제도 개편, 거점병원 육성과 상급병원의 중증 전문화 방안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창민 대구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광역 단위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 확충 ▷3대 취약 분야(감염·응급·어린이) 강화 ▷고강도 내부 혁신 등 대구의료원의 기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종연 대구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제2의료원을 설립하기 위해선 현재 대구의료원의 기능 강화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공병원의 장점을 경험하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단장은 "이전에도 대구의료원은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했지만, 한 번도 가시적인 성공을 거둔 적이 없다. 이번 기회에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서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면 제2의료원 설립 기회를 또 놓칠 우려가 있다"며 "경험해 보지 못하면 꿈꿀 수 없다. 왜 공공병원 설립이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지 뚜렷하게 경험하도록 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의료원 역량 강화와 제2의료원 설립 둘 다 병행을 해야 하며, 특히 대구의료원을 응급의료센터 급으로 개선하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진영 대구시 공공의료팀장은 "제2의료원 설립과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시의 재정 여건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2026년까지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를 위해 1천800억이 투입된다"며 "가진 재원이 한계라면 시급한 정책부터 투입해야 하며, 지금은 현 대구의료원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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