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은행 수익을 상생 금융에 써야” 급기야 대통령이 대책 지시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은행들이 임직원 성과급 지급 등 '돈 잔치'를 벌이는 데 대해 여론이 들끓자,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이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은행들이 고금리로 빚더미에 놓인 취약계층 지원 등 국민 불만과 고통을 덜어줄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은 정치권과 금융 당국의 '돈 잔치' 지적과 관련, 3년간 수익의 일부로 5천억 원을 모아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면피용'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라"며 "이와 함께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21년 1조709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 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17년 1조78억 원 ▷2018년 1조1천95억 원 ▷2019년 1조755억 원 ▷2020년 1조564억 원에 이른다.

금융권에선 '정부가 성과급, 희망퇴직에 간여하고, 금리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신관치금융'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런 견해는 부적절하다. 물론 시장의 자율성은 자본주의 경제의 요체이다. 하지만 시장에 의해 자원이 적절히 분배되지 않으면(시장 실패), 가끔은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 게다가 은행은 민간기업이지만,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금융 당국은 ▷과점 체제 ▷공적 자금 투입 ▷규제 산업 등을 그 근거로 내세운다. 은행이 이자 장사로 거둔 이익을 성과급·배당금에 다 쓸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 경감에도 써야 한다. 이것이 국민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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