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대구 첫 환자 발생 3년…"일상 회복 준비할 때"

7차 재유행 감소세 지속…엔데믹 향한 기대감 높아진 상황
당국, WHO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시점에 맞춰 남은 방역 조치 해제할 듯
고령층 치명률 소폭 상승…일상회복과 함께 고령층 보호 방안도 유지해야

2020년 3월 1일 오전 평소 차량으로 가득했던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 운행 중인 차량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매일신문 DB
2020년 3월 1일 오전 평소 차량으로 가득했던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 운행 중인 차량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코로나19는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2월 대구경북에서 시작된 1차 유행을 시작으로 7차례에 걸쳐 대유행의 고비를 겪었다. 지금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는 3천39만 명을 넘어섰고, 전 국민 5명 중 3명이 코로나19 감염 이력을 갖게 됐다. 대구에서는 132만 명 이상이 감염돼, 대구시 인구의 55%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정부가 3년간의 팬데믹 상징이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했음에도, 확산세는 꺾여 7차 유행은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도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일상 회복 준비해야

최근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위·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 등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면서, 이제는 일상 회복 준비를 논의할 시기가 임박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날인 15일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 위원장은 "자문위는 방역과 일상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코로나19 종식을 염두에 둔 발언을 내놨다.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의무를 완화한 데 이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하는 시점에 맞춰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등 남은 방역 조치를 조정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 말 회의에서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결정을 연기했고, 3개월 후인 4월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4월 예정된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이 경우 올해 여름에는 대다수 국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춰 우리 정부도 이르면 올해 안으로 마스크 전면 해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완화를 검토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감처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미국의 방식처럼 고위험군은 1년에 2번, 일반인은 1년에 1번 백신 접종을 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대구시는 당분간 정부의 방역 정책 기조에 따라 코로나19 대응을 이어가면서,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률 제고 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또한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 고령층이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경우 치료제를 빨리 투약하는 '패스트트랙'을 기존과 같이 운영하고, 대중교통 등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곳에 대한 혼선을 막고자 이에 대한 홍보를 이어가기로 했다.

◆고위험군은 안심하기 일러

신규 확산세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치명률이 다소 상승한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일상 회복을 추진하면서 고위험군 보호 체계를 함께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에 따르면 1월 넷째 주(1월 22~28일) 확진자를 2주간 모니터링 한 결과 치명률은 0.11%, 중증화율 0.25%로 직전주에 비해 각각 0.02%포인트(p), 0.03%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60대 이상 치명률은 ▷60대(0.07%→0.09%) ▷70대(0.24%→0.28%) ▷80대 이상(0.97%→1.22%) 등 고령층을 중심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는 "코로나19 백신은 접종 후 부작용, 통증 등에 대한 기억으로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많다"며 "하지만 접종은 나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나 때문에 피해자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봉사활동과 같다는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가 풍토병화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어느 시점에 바로 이뤄질 수 없으며, 앞으로는 계속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방역 조치가 완화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을 과소평가해도 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며 "우리 의료 시스템이 현재 치명률 수준을 견딜 수 있는 상황이며,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방역 조치를 완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이 고위험군이거나 주변에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이 있다면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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