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황하지 마세요" 영상통화로 화재피해 막은 대구 소방관

대구소방안전본부 이기천 소방장
영상통화로 신고자에게 소화기사용법 안내

지난 14일 오전 오전 9시 56분쯤 화재 신고가 접수돼 이기천 소방장이 영상통화로 소화기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14일 오전 오전 9시 56분쯤 화재 신고가 접수돼 이기천 소방장이 영상통화로 소화기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주방에서 불이 났어요, 도와주세요."

지난 14일 오전 9시 56분쯤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상황실에 동구 효목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이기천 소방장은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급히 출동대를 현장으로 보냈다. 신고자에겐 집에 소화기가 있는지 찾아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확한 화재 규모와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신고자에게 영상통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신고자의 화면 속에는 주방 벽을 그을리고 있는 불길과 이를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 성인 여성이 등장했다. 이 소방장은 이들에게 "곧 있으면 출동대가 도착할 테니 대피하시라"고 안내했다.

영상 속 여성은 싱크대 물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그때 이 소방장 시야에 소화기가 눈에 들어왔다. 당황한 신고자들이 바로 옆에 있는 소화기를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이 소방장은 신고자들에게 천천히 소화기 사용법에 대해 안내했다. 그 덕에 신고자들은 안전핀을 제거하고 최초 신고 후 3분 만에 화재진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소방장은 "영상통화로 화재를 초기 단계에 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소화기는 가장 기초적인 소방시설이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평소 몸으로 익히는 연습을 자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전화 신고뿐 아니라 영상통화, 문자메시지, 인터넷, 119신고 앱 등 119다매체 신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소화기 사용법

1. 소화기 몸통을 잡고 안전핀을 뽑는다.

2. 바람을 등지고 서서 호스를 불 쪽으로 향하게 잡는다.

3. 손잡이를 꽉 움켜지고 불을 향해 분사한다. 이때 빗자루로 쓸듯이 뿌린다.

4. 분말이 골고루 불을 덮을 수 있도록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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