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북대, 자구 노력과 지역사회 총력 지원으로 옛 위상 되찾아야

지역거점국립대 경북대가 추락하고 있다. 2021년 한 해에만 465명의 신입생이 경북대를 떠났다. 신입생 10명 중 1명꼴로 이탈이 일어난 것이다. 떠나는 학생들은 지속적 증가세다. 신입생을 포함해 전체 중도 이탈 학생 중 자퇴생은 2018년 690명에서 2019년 796명, 2020년 807명, 2021년 951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자퇴생의 78%(2천534명)가 다른 학교 진학을 위해 학교를 그만뒀다. 서울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는 신입생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됐다. 2021년 69명이 충원되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19명이 비었다. 눈에 띄게 떨어진 대학 경쟁력에다 졸업생 취업률까지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의과대학, 수의과대학, 최근 생긴 약학대학, 그리고 일부 공과대학 학과를 제외하고는 많은 졸업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원인이 복합적이겠지만 경북대 추락을 가져온 주범을 소환한다면 '서울공화국'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서울 일극 집중을 역대 어느 정부도 제대로 막지 못했고 학생들의 서울 쏠림으로 인해 경북대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렇다고 해서 경북대의 추락을 구조적 원인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연구 여건을 가진 경북대 교수들이 과연 주인 의식을 발휘해 왔는지, 심지어 철밥통 사고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경북대의 추락은 지역 소멸이라는 공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서울공화국이 그 강고한 위치를 내어줄 가능성이 없으니 경북대의 추락도 막기 힘들다는 패배적 인식에서부터 탈출해야 한다. 국립대학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경북대에 관심이 없다.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고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거점국립대를 살리기 위한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도 고려해야 한다. 경북대 스스로도 인기영합주의에 빠지기 쉬운 총장 직선제를 재검토하는 등 자구책을 내야 한다. 총력전을 통해 경북대의 정상 궤도를 찾아줘야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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