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천대유 50억 특검' 정의당 홀로서기 신호탄

이대로는 총선 참패 위기감…민주 2중대 이미지 탈피 나서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50억 클럽 뇌물사건' 특검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2중대' 이미지를 벗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참패를 면치 못 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뇌물 무혐의 판결과 관련해 독자적으로 '화천대유 50억 클럽' 특검 추진을 출발점으로 잡았다.

정치권에선 '보수정권 출현 저지'와 '전략적 제휴'를 명분으로 민주당의 요구에 수시로 호응했다가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정체성 논란을 빚으며 유권자들로부터 된서리를 맞았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0억 클럽은) 전·현직 정권과 유착된 거대 양당의 정치인들이 법조계, 언론계와 얽히고설켜 화천대유의 첫 활동 자금을 만들었음에도 수사 선상에 오른 건 아들의 퇴직금 문제가 불거진 곽상도 전 의원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 검찰과 사법부의 무능과 제 식구 감싸기로 진실을 감춘 화천대유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특검 수사는 1차 연장 90일을 포함한 최장 270일 동안 진행될 것이라도 밝혔다.

특히 정의당은 수사를 책임질 특별검사 추천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비교섭단체가 특별검사 후보자 2명을 합의해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당의 위상 추락에 대한 원인 분석 결과 노선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 많았는데 이제라도 진보정당의 위상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이 사실상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 50억 클럽 뇌물)에 제동을 걸면서 민주당이 애초 구상한 2월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우회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정의당에 대한 설득 작업과 압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압도적 다수 국민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한다"며 "독립적 특검을 구성, 사건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이는 민주당만의 요구가 아닌 국민이 정치권에 내린 준엄한 명령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의당이 특검법안 발의에 필요한 서명의원 10명을 채우지 못해 15일까지도 법안을 국회 사무처에 제출하지 못하면 자칫 '현실론'(민주당과 선택적 공조)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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