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신뢰·희망 주는 조합장선거를 기대하며

손원영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장

손원영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장
손원영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장

오는 3월 8일에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왔다. 21, 22일 양일간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한다. 전국적으로 1천 곳이 넘는 농·축협,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다. 대구에서도 26개 농·축협과 산림조합에서 4만여 조합원이 앞으로 4년간 조합을 이끌어 갈 조합장을 선출한다.

조합장 선출 제도는 초기 관계 부처 등의 승인을 받아 조합장을 임명하는 제도에서 출발했다. 이후 1989년부터 조합원이 선거로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제가 도입됐다. 그리고 직선제·간선제·호선제 등 제도 변화를 거쳐 오늘의 전국동시조합장선거제도로 발전했다.

조합장선거는 조합의 수장을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게 되므로 민주적 절차에 부합하고, 조합원의 참여 의식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각 지역 농·축협 등에서 해당 조합장의 임기에 따라 개별적·산발적으로 실시하던 선거인 만큼 체계적인 선거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상대 후보 비방, 금품 제공 등 과열·혼탁 양상을 보여 왔다. 이에 국회는 2014년 불법 선거를 방지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그리고 2015년 제1회,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치렀다. 시행 초기 혼란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비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매번 선거 기간 및 이후에 나타나는 고질적인 금품, 불법 선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조합원과 후보자의 공명선거를 위한 의식 개선과 선거 관련 기관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6월 '제3회 동시조합장선거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공명선거 추진 기반 조성, 관계 기관 협력 강화, 홍보 교육 강화를 통한 '깨끗하고 공정한 조합장 선거 구현'을 목표로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 대구본부도 자체 '공명선거추진대책위원회'를 설치했다. 지역별 전담 위원 활동을 통해 신속하고 책임 있는 선거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조합원 회의와 간담회 등 공명선거 추진을 위한 현장 중심의 지도·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조합원, 입후보 예정자, 조합의 선거 업무 담당자 대상 위탁 선거 및 선거 사무에 대한 이해 교육과 '정월 대보름 금품 선거 깨기 부럼 나눔 행사' '공명선거 릴레이 캠페인' '공명선거 추진 결의대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공명선거 추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와 조합원의 공명선거를 위한 자발적 노력이다. 후보자 스스로 '선거법 준수가 당선의 첫걸음이며, 위법 선거는 반드시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불법 선거 근절 및 공명정대한 선거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들은 우리 조합을 위해 누가 더 깨끗하고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돈이나 선물 공세로 선거를 치르는 후보자는 조합원 등의 공동체 이익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부디 우리 농업·농촌과 협동조합의 발전을 위한 정책과 정견이 오가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그리고 당선인·낙선인 모두가 선거 이후에도 협동조합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조합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건강한 선거를 이루어 조합과 지역사회에 신뢰와 희망을 불어넣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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