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역경제를 '스마일 커브'로

‘지역과 인재’ 대표 김요한

김요한 백인포럼 상임대표
김요한 백인포럼 상임대표

지난 2022년 한 해 우리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의 늪에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2023년에도 우리 경제는 여전히 어둡다. 달러 강세로 혼자 웃고 있는 '달러 스마일'(Dollar Smile)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는 국제간 금융거래의 기축통화로 일반적인 화폐와 달리 미국 경제가 호황이나 불황 등 양극단으로 쏠릴 때 모두 가치가 상승한다. 달러는 웃고 있지만, 세계 경제는 울고 있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세계는 감기에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미국 등 대외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외환보유고와 단기채권 등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고부가가치의 '스마일 커브'(Smile Curve)로 경제구조를 바꿔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 본래 '스마일 커브'는 대만 Acer 컴퓨터 창업자 Stan Shin이 소개한 개념으로 제품의 '기획-제조-판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단계별 부가가치를 나타낸 곡선이다. 미소 짓는 입의 모습처럼 양측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다. 즉 왼쪽의 개념 설계, 연구개발, 디자인 단계와 우측의 유통, 마케팅, 애프터서비스 단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이 발생하고, 가운데 생산 단계의 부가가치가 가장 낮다.

우리나라도 여느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경제구조의 서비스화가 심화되고 있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화 추세 등으로 인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 발전이 긴요하다. 특히, 제품의 생산 과정에 중간재로 이용돼 다른 산업의 '스마일 커브'를 만들며 부가가치 창출을 촉진하는 지식집약사업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그 비중을 높여야 한다. 정보처리, 연구개발, 법률·회계, 시장조사, 경영 컨설팅, 엔지니어링, 디자인, 광고, 마케팅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식집약 서비스로 고부가가치의 '스마일 커브'를 만드는 전략은 국가와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매우 유효하다. 대도시 입지 성향이 강한 지식집약 서비스산업을 대구, 광주 등 비수도권 중추도시에 육성하면 서울로 분할되는 고부가서비스 수요의 유출을 막고 광역경제권 차원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성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지역균형발전 정책인 '기회발전특구' 구상에도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지방의 기업이 정보처리, 연구개발, 디자인 등 지식집약 서비스를 서울에 의존해야 한다면, 지방의 산업구조는 더욱 취약해지고 청년 유출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청년이 선호하는 지식집약 서비스업종 비중이 낮은 지방의 산업구조도 청년 유출의 원인이다. 또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단순 제조 중심의 '생산 공장'을 고부가가치 창출의 '혁신기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즉 기존 제품의 가치사슬에 지식집약 서비스를 융합하는 기업의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을 촉진해야 한다. 전통 제조업에서도 생산 공정에 정보통신기술( ICT)을 적용하거나 마케팅 업무 도입으로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2023년에는 기업도, 청년도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지식집약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지역 경제를 고부가가치의 '스마일 커브'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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