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국방백서에 '北=우리의 적(주적)'…6년 만에 부활

윤석열, 김정은.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인 '2022 국방백서'가 16일 발간된 가운데,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이 6년 만에 다시 등장해 시선이 향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호칭이나 직책을 따로 붙이지 않고, 그냥 '김정은'이라는 이름만 표기해 역시 눈길이 향한다.

▶국방부가 이날 펴낸 2022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을 두고 "북한은 2021년 개정된 노동당규약 전문에 한반도 전역의 공산주의화를 명시하고,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전략,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 군사적 위협과 도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맥락이다.

사실상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 및 군의 입장을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국방백서에서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 표기는 1995년 처음으로 명기됐다.

이는 당시 김영삼 정부가 북한이 1994년 '서울 불바다' 표현을 내놓자 이에 대한 맞대응 격으로 이듬해 국방백서에 적은 것이다. 2000년까지였다.

하지만 그 다음 김대중 정부와 같은 진보 정권인 노무현 정부에서는 '직접적인 위협' '직접적 군사위협' '심각한 위협' 등의 우회적 표현을 북한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국방백서에 표기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부활했고, 이를 뒤이은 보수 정권인 박근혜 정부에서도 따랐다. 2016년까지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한만 가리키지 않고, 북한을 포함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들을 묶어 적이라고 봤고, 여기서는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이라고, 다소 두루뭉술하게 명시했다. 그 곁가지로 2019년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서는 '북한은 교류와 협력의 대상임과 동시에 여전히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의 대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들어선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서 6년 만에 북한은 주적이라는 구체적 표현을 국방백서에 부활시킨 것이다.

되돌아 보면, 남북정상회담을 소화했던 진보 정권(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들에서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크게 의식한듯 북한에 대해 '적'이라는 표현 자체를 삼갔던 맥락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문재인. 연합뉴스

▶국방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호칭을 뺀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대남 담화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표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장 부부장은 지난해 11월 24일 담화에서 "윤석열 저 천치 바보"라고 했고, 좀 더 앞선 8월 19일 담화에서는 "개는 엄지(어미)든 새끼든 짖어대기가 일쑤라더니 명색이 대통령이란 것도 다를 바 없다"며 '짖어대는 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참고로 김여정 부부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개(犬)에 비유한 "겁먹은 개"라거나, "삶은 소대가리" "미국산 앵무새" 등 각종 동물에 비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