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섬유업계, 가스비 폭등에 '휘청'…2년새 145%↑

필수설비 가동비용 2배 올라…납품단가 연동제 빠른 정착
"납품단가 연동제 조기정착과 정부·지자체 지원 절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전경.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제공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전경.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제공

최근 2년간 산업용 도시가스비가 145%가량 치솟으면서 대구섬유업계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경제 한파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도시가스 요금이 급등하자, 텐터기 사용 등에 대한 부담이 3배 가까이 늘어서다.

텐터기는 가스를 주원료로 사용하는데, 염색한 천에 열을 가해 구김을 방지하고 건조하는 기계로 염색 가공 업체의 필수 생산 설비다.

텐터기 1대를 사용하는 대구의 한 섬유 업체는 2년 전까지만 해도 4천 만 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월 7천~8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내고 있다. 대구 염색공단 내 80%의 업체는 텐터기 1대, 20%는 텐터기 2대를 사용하고 있다.

A업체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산업군이다 보니 가스비 증가는 치명적 악재"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대출을 일으킨 뒤 지난해까지 조금 회복되는 가 싶었지만, 지금은 가스비 급증으로 부담이 늘어나 추가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섬유 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텐터기 1대를 사용하는데 최근 도시가스비 1억 원을 지불했다. 2년 전 5천만 원을 내던 도시가스비가 두 배 늘었다. 이로 인해 가스비가 차지하는 제조원가 비율도 7%에서 12%로 늘었다.

B업체 대표는 "가스값이 너무 올라 죽을 지경"이라며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부담만 늘어나고 있어 막막한 심정"이라고 푸념했다.

이달 1일 기준 대구 산업용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MJ당 31.9511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22.8562원보다 39.79% 증가한 요금인 데다, 2021년(12.9965원)보다는 145.84% 올라 섬유 업계의 부담은 급증했다.

이처럼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자 납품단가 연동제의 빠른 정착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재룟값이 상승하면 그만큼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제도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달 3일에 공포돼 오는 10월 4일 시행에 들어간다.

성재기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상무는 "도시가스 비용이 급증한 데다 정비 비용, 원자잿값 등 모든 것이 오르는데 임가공 업체 특성상 납품단가를 쉽게 올리지 못한다"며 "가공료가 오른 만큼 납품단가도 연동될 수 있도록 빠른 제도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김이진 대구염색산단관리공단 이사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탄 등 비용이 오른 데다 최근에는 가스비가 치솟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납품단가는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가 경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