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가 빨리 받으려 '토석 채취량 축소'의혹…영주 아이파크 공사장 논란

22만㎡→7만㎡ 3분의1 줄여 신고…주민들 농지 반출 민원도 제기
업체 "시에 제출한 양만 내보내"

영주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 현장. 마경대 기자
영주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 현장. 마경대 기자

교보자산신탁㈜이 경북 영주시에 건설 중인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의 토석 채취량을 축소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고한 물량보다 많은 토석을 반출했다는 것으로 특히 토석의 일부를 일반 농지 등에 불법 매립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영주시에 아이파크 아파트를 짓기 위해 2021년 12월 영주시에 산지전용협의를 거친 뒤 지난해 8월 18일 부수적 토석채취허가(7만6천㎥)를 신청했고, 같은 달 26일 허가를 받았다.

이 현장은 현재 토석채취 작업 등의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영주시가 조사한 토석 채취 예정량은 22만 여㎥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가 마무리되려면 이 양 만큼의 토석을 채취해야 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경우 업체가 신고한 양보다 15만㎥나 더 많아지게 된다.

영주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 마경대 기자
영주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 마경대 기자

이는 업체가 22만 여㎥의 양을 채취해야 하는 것을 알고서도 3분의 1 정도인 7만6천㎥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는 부분이다.

산지전용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석량이 10만㎥ 이상일 경우 이를 반출하기 위해서는 경상북도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산지관리법)를 거쳐야 되지만 그 이하이면 영주시 허가만 받으면 돼 이런 규정을 '악용'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민 등에 따르면 현재 업체 신고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토사가 반출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터파기 작업까지 이뤄지면 전체 토사채취량이 22만㎥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영주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마경대 기자
영주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마경대 기자

한 건설사 관계자는 "토석 채취량을 줄여 신고한 것은 까다로운 경북도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기 위함으로 이 경우 허가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며 "또한 토석채취 허가는 사토장 지정 문제 등으로 시일이 다소 걸린다. 7일 만에 허가가 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이 공공연하게 나돌면서 지난 1월 인근 주민들은 "토석 반출량이 허가받은 양보다 많고 또한 지정 사토장이 아닌 농지 등으로 불법 반출되고 있다"는 민원을 영주시에 제기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영주시는 교보자산신탁을 상대로 토석채취량, 지정 사토장 이용 등에 대한 현장 조사 없이 이달 14일 구두로 토석채취 중단과 토석채취·반출량 자료를 요구해 받은 상태로 현재 토석채취량을 늘리는 허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영주시에 토석 반출량이 4만5천 여㎥라고 통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주시에 제출한 양만큼 반출됐다"며 "현재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라고 밝혔다.

영주시 관계자는 "국토의계획이용에 관한법률 해석 착오로 건축 터파기 물량이 누락돼 토석채취 허가 물량에 착오가 발생했다. 사토장 이용 실태는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