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예치금도 6개월 만에 5조원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집값 상승기 때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청약=로또'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분양가가 오히려 집값 보다 더 비싼 사례까지 나오면서 청약을 통한 내집 마련에 대한 매력이 사라진데다 연 2%대의 낮은 금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9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 예치금은 100조1천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치금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7월(105조3천87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조2천28억원(-4.9%) 줄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예치금 규모는 조만간 100조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약통장 예치금은 2021년 10월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광역시·도별로 보면 예치금 액수가 가장 많이 준 곳은 서울이다. 서울은 지난해 6월 32조7천489억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31조1천817억원으로 7개월 만에 1조5천671억원(-4.8%)이 줄었다.
집값 하락세가 완연한 지역일수록 청약통장 예치금 감소 폭도 컸다.
대구는 작년 4월 4조2천24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9개월 만에 5천310억원 줄어 감소율이 14.4%에 달했다.경북은 작년 6월 정점에 대비해 지난달까지 3천496억원(-11.5%) 줄었고, 부산도 같은 기간 5천371억원(-8.8%)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작년 7월부터 7개월 연속 줄고 있다. 가입자는 작년 6월 2천860만명에서 지난달에는 2천774만명으로 7개월 만에 86만명 줄었다.
현재 4대 청약통장 유형 중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청약통장 해지자는 작년 1월 25만명 수준이었으나 하반기부터 매월 불어나기 시작해 작년 11월에는 한 달 새 51만9천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 여파가 크게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대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이 1만3천 가구가 넘고 올해 1월 분양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0.05대 1에 그치는 등 남아도는 물량이 넘쳐난다. 이러다 보니 굳이 청약통장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여기에 청약통장의 이자율(연 1.8% 수준)이 시중은행의 예·적금 이자율(연 4~5%)보다 크게 낮은 점도 청약통장의 매력을 반감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하면서 청약시장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 심리가 약화하고 있다. 고금리 영향으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앞으로도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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