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의 당권경쟁과 제1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로 '여의도'는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겁지만 대구경북 정치권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보수정치의 본류를 자처해 왔지만 지역의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표 선거에 한 명도 나서지 않았고, 벼랑 끝으로 몰린 제1야당 대표는 지역 출신이어서다.
이에 전당대회 후 치러질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보수정당 대주주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영남 출신 대표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의 임기는 오는 4월 7일까지다. 내달 8일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여당의 차기 원내사령탑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한다.
당 안팎에서는 4선 김학용·윤상현 의원과 3선 윤재옥(대구 달서구을)·김태호·박대출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당 내에선 전당대회 결과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구도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 지도부 구성원의 지역 안배 정서를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울산시장 출신의 김기현 후보가 당권을 거머쥘 경우 차기 원내대표는 총선 최대격전지인 수도권 출신이 기회를 잡을 공산이 크다.
반대로 수도권에서 활동해 온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당 대표가 수도권 출신이면, 원내대표는 당의 텃밭에서'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특정지역이 독식하는 경우는 평시에도 드물다"며 "내년 총선이 있기 때문에 지역안배 요구는 더 거셀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른바 '반윤계'를 대표하는 천하람 당 대표 후보의 선전 여부에 따라 현역 국회의원들의 마음도 흔들릴 수 있다. 천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치를 뛰어넘을 경우 민심의 변화에 민감한 의원들이 비윤계 원내대표를 구심점으로 공천 국면에서 발생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천 후보의 선전은 친윤계가 독식하는 공천 물갈이를 우려하는 정서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며 "당심마저 윤 대통령의 독주에 대한 견제에 힘을 싣는다면 원내대표 경선은 예상보다 큰 이변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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