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샤넬, 대백프라자 결국 짐쌌다…빈 매장 두달만에 철거

대백-샤넬 화장품 매장 철거작업 마무리, 21일 향수 편집 숍 개장
다른 브랜드 연쇄 이탈 우려, 전국 유일 향토 백화점 존립 위기감

대구백화점이 프라자점 1층에서 운영하던 샤넬 화장품 매장 철거를 마무리하고 21일 향수 편집 숍을 개장한다. 정은빈 기자
대구백화점이 프라자점 1층에서 운영하던 샤넬 화장품 매장 철거를 마무리하고 21일 향수 편집 숍을 개장한다. 정은빈 기자

화장품 매장 운영 종료 과정에 논란에 휩싸인 샤넬코리아(매일신문 1월 26일 자 12면 보도)가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매장을 완전 철수했다. 지방 백화점 경쟁력이 계속 약화하면서 전국 유일 향토 백화점의 존립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대백프라자는 20일 샤넬 화장품 매장 철거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21일 향수 편집 숍을 개장할 예정이다.

대백은 당초 샤넬을 상대로 법정 공방까지 예고했지만 백화점 얼굴 격인 1층에 빈 매장을 둔 상황이 길어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철거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샤넬 화장품 매장은 양측이 계약 연장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두 달여간 '유령 매장' 상태로 방치됐다.

앞서 샤넬 화장품은 지난 2011년 8월 물품공급 계약을 맺고 11년간 대백프라자 1층에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9년부터 매출 사정 등을 이유로 매장 철수를 고려했고, 대백 만류에도 지난해 12월 31일 운영 종료를 알렸다.

우려되는 점은 샤넬 매장 철수가 백화점에 미칠 여파다. 샤넬은 다른 화장품 브랜드 연쇄 이탈을 유발할 수 있는 핵심 브랜드라는 게 백화점 업계 설명이다.

더구나 대백은 유명 브랜드가 하나둘 백화점을 떠나면서 입점 브랜드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던 상황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이 대구에서 삼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대백은 지난 2021년 6월 본점 문을 닫으면서 입지가 줄었다.

고가 브랜드는 명품 이미지를 위해 전략적으로 매장 수를 적게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백은 매출이 적지 않았는데도 비교적 구매력이 약한 지방 백화점이라는 이유에서 철수 우선순위가 됐다고 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마다 자체 기준이 있는데, 매출이 그만큼 안 나오는 매장을 정리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백화점과 매장 협업 측면에서는 어느 한쪽의 책임을 따지기보다 상호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구백화점이 프라자점 1층에서 운영하던 샤넬 화장품 매장 철거를 마무리하고 21일 향수 편집 숍을 개장한다. 정은빈 기자
대구백화점이 프라자점 1층에서 운영하던 샤넬 화장품 매장 철거를 마무리하고 21일 향수 편집 숍을 개장한다.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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