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속으로] 호미로 밭 일구던 어머니의 사랑…류종필 개인전

26일까지 봄갤러리

류종필, 어머니의 땅 2023-1, 57x58cm, Handmade paper on mixed materials, 2023.
류종필, 어머니의 땅 2023-1, 57x58cm, Handmade paper on mixed materials, 2023.
류종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류종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류종필 작가 작품의 키워드는 '호미'와 '어머니'다. 어릴적 어머니 손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던 농기구 호미. 작가는 가족을 위해 종일 밭을 일구던 어머니의 그 호미가 곧 사랑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아가, 호미는 어쩌면 어머니의 생명력을 이어주는 분신이자 말없이 자식에게 전하는 삶의 의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류 작가는 "지식인, 노동자 할 것 없이 우리 주변 모든 사람의 모습이 가족을 위해 호미로 밭을 갈고 김을 매며 억척스럽게 역경을 헤쳐온 우리네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통적인 한국의 농기구인 호미의 이미지로 그러한 삶의 철학을 형상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지, 파쇄지, 폐박스 등 버려진 종이를 재활용해 일종의 캔버스를 만든다. 버려진 종이들을 잘게 잘라 물에 적셔 반죽한 다음, 요철의 도드라짐을 강조해 밭고랑을 표현한다. 하얗고 매끈한 캔버스가 아닌 거친 땅의 표면과도 같기에 더욱 작품의 깊이와 의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봄의 느낌을 살린 산뜻한 색상의 신작 17점과 함께 엽서 크기의 드로잉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류 작가는 "작품 속 꽃과 비, 텍스트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뿐만 아니라 희망, 따뜻함을 느끼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 작가의 12번째 개인전은 봄갤러리(대구 중구 서성로 21)에서 26일까지 이어진다. 053-622-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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