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중반을 넘었음에도 혼전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당 대표 선거는 처음 도입된 결선투표 실시 여부에 따라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12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선 대중적인 인지도 차이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당원들의 관심은 당 대표 선거에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결선투표 실시 여부만큼이나 결선투표에 누가 2위 후보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 대표, '어대현 vs 대역전'
우선 불꽃을 튀기고 있는 당권경쟁에선 이른바 친윤계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으로 대표되는 대세론 발판으로 결선 없는 전당대회 마무리를 벼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성공에 대한 당원들의 염원을 득표로 연결해 이변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계기'(결선투표)를 만들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 캠프에선 "여론조사 결과와 당원들의 생각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며 "당원들 사이에서 김 후보 지지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김 후보 캠프는 지지층이 다소 겹치는 황교안 후보와의 관계 설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간발의 차이로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면 황 후보의 지지율 잠식이 근본적인 이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결선투표 진출을 위해 사생결단식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천하람 후보의 '출혈'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이른바 '비윤계' 후보인 안·천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를 고리로 김 후보를 함께 공격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김 후보가 상처(득표율 과반 미만)를 입어 결선투표가 실시돼야 당 대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최근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문제 삼으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진행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2차 TV토론회에서 "국민들에게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 이것을 건드리면 내년 총선에서 지게 된다"며 "중도나 2030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부동산 문제에 대해 깨끗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천 후보 역시 "지금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서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며 "심지어 김 후보를 두고 울산의 이재명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지금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두 후보의 공조가 언제까지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결선 진출자는 2위 후보 한 명뿐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천 후보가 안 후보를 겨냥해 '윤심'(윤 대통령 의중) 논란이 벌어졌을 때 대통령실을 향해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자신이 '개혁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은 언제든지 두 사람이 갈라설 수 있는 관계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선 투표권을 가진 당원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친윤계가 더 유리한 여건에서 경선을 진행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고위원, 인지도가 승부 가를 듯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는 더욱 박빙 분위기다. 당 안팎에선 후보 8명 중 김병민·김재원·민영삼·조수진·태영호(가나다순) 후보를 범친윤계로, 이준석 전 대표가 지원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팀의 허은아·김용태 후보를 비윤계로 분류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미경 후보는 스스로 '중립'을 자임하고 있다.
친윤계에선 변경된 당헌·당규에 따라 5명(청년 최고위원 포함)의 최고위원 가운데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붕괴되기 때문에 최고위원 선거에서 전원 당선이 목표다.
하지만 친윤계는 후보 난립에 따른 표 분산을 우려하고 있다. 친윤계 내부에선 지역별로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의 전략투표로 교통정리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표심을 잘 나눠 4명의 최고위원 당선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2021년 전대에 비해 선거인단이 2.5배로 늘어나 '오더 투표' 영향력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당원 표심은 뚜껑을 열어봐야 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대세다.
이준석 전 대표는 친윤계의 전략투표 당부에 대해 "윤핵관 쪽에서는 경상도와 수도권 사람은 누구를 찍고, 나머지는 누굴 찍어 4명을 당선시키자는 희한한 작전을 내려보낸다"며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를 존중하자고 해놓고 자기들은 그런 전근대적인 지령이나 내려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선 최고위원 선거는 주목도가 낮기 때문에 후보들의 대중적 인지도 순으로 득표율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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