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튀르키예 지진 대참사 현장서 맹활약 토리-토백이…구조훈련 재개 "건강해요"

한국 긴급구호대‧구조견 훈련 현장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대 1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송민용(맨 앞), 김원현 핸들러가 구조견 토리와 함께 22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건물붕괴 훈련장에서 인명구조 수색훈련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대 1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송민용(맨 앞), 김원현 핸들러가 구조견 토리와 함께 22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건물붕괴 훈련장에서 인명구조 수색훈련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대 1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원현 핸들러와 구조견 토리가 22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건물붕괴 훈련장에서 인명구조를 수색훈련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대 1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원현 핸들러와 구조견 토리가 22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건물붕괴 훈련장에서 인명구조를 수색훈련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구조견이 가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찾아!"

22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 구조견교육대에선 구조견 토리(6·벨지움 마리노이즈)가 건물 붕괴 상황을 대비한 훈련을 재개했다. 핸들러 김원현(42) 소방장의 명령에 토리는 바위와 나뭇가지 등 각종 장애물이 깔린 훈련장을 능숙하게 누볐다.

이곳저곳 냄새를 맡던 토리는 요구조자 역할을 하던 송민용(40) 소방장이 갇힌 구조물 덮개 앞에서 멈춰섰다. 잠시 고민하는가 싶던 토리는 우렁차게 짖으며 꼬리를 흔들고, 앞발로 덮개를 긁으며 구조신호를 보냈다.

토리는 지난 7~18일 토백이(6·레브라도 리트리버), 해태, 티나 등과 함께 튀르키예 강진 현장에 파견돼 사람의 목숨을 구한 '영웅견'이다. 구조견들은 재난현장에서 깨진 유리와 부러진 철근에 발을 다쳐가면서도 사람의 체취를 찾아다녔고, 8명의 생존자와 20여 구의 사망자를 발견해 냈다.

구조견교육대에서 만난 토리와 토백이는 상처 치료와 건강검진 때문에 발과 배 부분의 털을 민 상태였지만, 건강한 모습이었다. 김 소방장과 송 소방장에게 간식을 달라며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사료를 맛나게 먹어치우기도 했다.

파견 사흘째인 9일 해태와 함께 현지 한 건물 붕괴현장에 누볐던 송 소방장은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그는 "무너진 건물 입구가 워낙 좁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체취를 찾던 해태가 지하층에 내려가 우렁차게 짖었고, 4명의 일가족을 발견했다"며 "부모와 여자 아기 등 3명은 생존한 상태였으나, 안타깝게도 갓난아이는 사망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난 현장에서 구조견의 역할은 매우 크다. 구조견이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된 뒤 체취를 확인하고, 구조대원이 내시경 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동원해 구조자를 찾는 방식이다.

김 소방장은 "건물 붕괴 현장은 구조견이 체취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번 튀르키예 현장에서도 구조견 4마리가 있었기에 8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먹는 것으로밖에 보상을 못해주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구조견이 활동을 하는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영양식을 신경써서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토리, 태백이 등 119구조견은 2년간 고된 훈련 과정과 평가를 거쳐 선발된다. 평가 도중에 구조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 도중에 불용처리(탈락)되기도 한다. 사람과 개에 대한 공격성도 없어야 한다.

송 소방장은 "해태는 지난해 광주 아파트 붕괴현장에도 파견됐다. 첫 해외 임무에서도 4마리 구조견들이 활약해 줘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구조견들이 은퇴까지 건강히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8명의 생명을 구한 한국 1차 긴급구호대에 이어 지난 16일 외교부 2명과 보건의료팀 10명,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5명, 민간 긴급구호단체 4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된 2차 구호대를 튀르키예 현지에 파견했다.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대 1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송민용(왼쪽), 김원현 핸들러와 구조견 토백이가 22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구조견 교육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튀르키예 지진 긴급구호대 1진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송민용(왼쪽), 김원현 핸들러와 구조견 토백이가 22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 구조견 교육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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