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金·盧·文의 죄

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독소전(獨蘇戰·1941~1945)에서 소련은 이겼지만 물적 자산 25%가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사망과 부상을 포함한 인적 손실도 엄청났다. 그 규모는 소련 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4천300만 명에서 4천700만 명에 이른다.

독일 침공에 미리 대비했다면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은 손을 놓고 있었다. 스탈린은 당시 영국과 전쟁 중인 독일이 소련을 침공해 1차 대전 때처럼 두 개의 전선에서 싸우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적어도 1941년에는 독일과의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망상(妄想)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이와 배치되는 정보는 넘쳐났다. 독일이 소련을 기습한 1941년 6월 영국 관리들은 런던 주재 소련 대사 이반 마이스키에게 독소 국경에 독일군이 집결하고 있다는 상세한 정보를 3차례나 제공했으나 스탈린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독일 공군과 경제부에 침투한 소련 간첩도 수십 건의 같은 보고를 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스탈린은 당시 정보기관 수장인 국가 안보 인민위원부(NKGB) 부장 프세볼로트 메르쿨로프에게 "당신의 정보원에게 엿이나 먹이시오. 이자는 정보원이 아니라 '허위 정보 유포자'요"라고 빈정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소련은 독일 침공이 없을 것임을 공식 천명했다. 독일이 침공하기 8일 전인 6월 14일 국영 타스(Tass) 통신은 독일이 소련을 침공할 것이란 소문은 "소련과 독일을 적대시하는 세력, 전쟁을 한층 더 확대 팽창하는 데 관심을 둔 세력"이 퍼뜨리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의 핵 개발 의지에 대한 우리 민주당 대통령들의 망상도 이에 못지않다. 김대중은 핵 개발에 전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무시하고 북한에 돈을 퍼줬다. 노무현은 "북핵을 공격용이라고 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초대형 방사포탄 2발을 발사하고 이것이 우리 공군 F-35 전투기가 있는 청주 기지와 주한미군 군산 공군기지를 겨낭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이 방사포에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기술력 향상 속도로 보아 가능성은 충분하다. 金·盧·文(김·노·문)은 남한 국민을 북핵의 볼모로 내줬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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