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당 대표 방탄 위해 하루도 공백 없이 임시국회 열자는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된 가운데,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3월 1일 곧바로 임시국회를 소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지 않으니 하루도 빈틈없이 국회를 열어 이 대표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민생 법안과 대장동 50억 클럽, 김건희 여사 특검 처리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하고, '일하는 국회법'에 따라 임시국회를 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헌국회 이후 공휴일인 3·1절에 임시국회를 시작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일하는 국회' 운운하니 누가 보면 참 부지런한 줄 알겠다. 하지만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제21대 국회 상임위별 법안심사소위원회 개최 현황'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월 3회 이상 법안소위 개최'를 지킨 국회 상임위원회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정작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범죄 혐의를 받는 당 대표를 지킬 때만 '일하는 국회' 운운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어제 "국가 권력을 갖고 장난하면 깡패이지 대통령이겠느냐"며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으라고 하는 것이 깡패의 인식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깡패에, 범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폭력배의 폭행에 비유하고, '방탄 국회'를 '정당방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국회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은 국회의원의 자유롭고 양심에 따른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들은 의정활동과 하등 관계가 없다. 이 대표식 표현대로라면 성남시장이라는 권력을 갖고 부동산 업자, 기업 등이 부당한 혜택을 받도록 '장난친 혐의'다. 검찰의 구속영장이 허무맹랑한 대하소설 같다, 부당 행위가 없음이 영장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도 체포동의안 부결을 사실상 당론으로 정해 놓고 형식상 '자율 투표'에 임해야 하는 민주당도 참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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