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헤라자드 사서의 별별책] <58>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지음/ 메이븐 펴냄

박지현 지음/메이븐 펴냄
박지현 지음/메이븐 펴냄

저자 박지현이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살아오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부제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15년동안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며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삶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뮤직비디오 프로덕션에서 작가로 일하는 도중 VJ 선배에게 걸려온 '산부인과를 촬영 할 여자 VJ가 필요하다.' 라는 한 통의 전화통화로 저자는 다큐멘터리 라는 새로운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경험해보지 않은 낯선 분만실의 풍경을 잘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촬영에 들어간 저자는 산모의 침대 커튼이 수시로 열리는 이유, 산모만큼 초초한 남편과 의료진의 마음 등 분만실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세상을 경험하고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세상을 흠뻑 담아내는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 후 저자는 신생아부터 여든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독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숨겨진 이야기를 촬영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온기 가득한 삶의 모습도 함께 담는다. '괜찮은 삶의 태도가 무엇일까' 라는 고민이 들 때면 호스피스 병동 환자들에게서 배운 주어진 삶을 대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행복한 노년을 꿈꿀 때는 사소한 일에도 웃음을 함뿍 담는 용호도 할머니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의 직업 특성상 유명인들을 만나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지 책 속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제법 쓰여져 있다. 최근 다섯 쌍둥이 수술을 집도한 다태아 분야 권위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 방송인 유재석의 세심한 배려가 가져다 준 훈훈한 미담, 인기 걸그룹 'NewJeans'를 제작한 민희진 대표의 인생사 등 유명인들의 에피소드에 독자들은 마치 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큐멘터리 3일'부터 '유 퀴즈 온 더 블록' 까지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며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독자가 경험하지 못한 삶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주고 나아가 마음 한 켠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저자는 자신이 카메라에 담았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졌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만연한 사회이지만 우리네 인생이 묻어난 책 한 권으로 잠시나마 마음의 간극을 좁혀보는 것은 어떨까.

도현희 경상북도교육청 영주선비도서관 사서
도현희 경상북도교육청 영주선비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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