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광희 라인뷰티 대표·미용장 "버려지는 머리카락으로 다양한 걸 만들 수 있어요"

해외선 부직포 모양 매트로 활용…케라틴 추출 화장품 제조 방법도
美 단체와 재생 상품 개발 MOU…"어떤 제품 만들어야 수익 날까요"

김광희
김광희 '라인뷰티' 대표가 머리카락으로 만든 '헤어매트'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라인뷰티 제공.

"버려지는 머리카락도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미용실에서 쏟아져 나오는 머리카락을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하는 헤어디자이너가 있다. 경력 25년이 넘은 이 헤어디자이너는 미용 기술을 인정받아 미용장 자격을 취득한 데 이어 꾸준히 지역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김광희 '라인뷰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다사랑 미용봉사단' 단장으로 활동중이기도 한 김 대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대구 남구 지역을 중심으로 노인복지관에 계신 어르신들과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이발과 미용 봉사를 해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남구청에서 표창장을 수여받기도 했고 자원봉사 아이디어 공모에도 여러 차례 도전해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가 미용실에서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이용한 재활용품 제작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 또한 자원봉사 아이디어를 구상하다가 나온 것이었다. 미용 봉사활동과 미용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보고 '이걸 다른 것으로 활용해 볼 수 없을까' 생각하면서 머리카락 재활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인모로 가발을 만드려면 25㎝ 정도 길이에 염색이 되지 않는 조건의 모발만 사용할 수 있어요. 밀리미터 단위의 작은 머리카락들은 어쩔 수 없이 버린다 치더라도 몇 센티미터 되는 머리카락들은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태안 해안에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머리카락이 폐유를 흡수하는 소재로 사용됐다잖아요. 그게 떠올라서 여러 방향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김광희 라인뷰티 대표가 버려지는 머리카락으로 만든 드레스. (주)라인뷰티 제공.
김광희 라인뷰티 대표가 버려지는 머리카락으로 만든 드레스. (주)라인뷰티 제공.

버려지는 머리카락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김 대표는 주장한다. 해외에서는 머리카락을 이용해 부직포 모양의 매트를 만들어 농작물이나 축산 농장 등지에서 보온 매트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머리카락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작가도 있으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김 대표는 미용학원에서 버려지는 실습용 머리카락을 이용해 드레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섬유로 만들어서 활용하는 방법과 머리카락에 있는 케라틴을 추출해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처럼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곳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용장이 된 이후 대구경북지역의 미용장들을 대상으로 "생활 속 폐기물을 줄이고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설득, 많은 미용장들이 김 대표의 뜻에 동참해 머리카락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머리카락을 이용한 재생 상품등을 개발하는 자선단체 '매터 오브 트러스트'와도 양해각서(MOU)를 맺어 머리카락을 이용한 재생 상품 개발에 대한 도움을 얻는 중이다. 이 때문에 1인 기업을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장벽은 많다.

"가장 중요한 건 수익 구조를 어떻게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죠.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수익이 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큽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니 '사람의 머리카락이라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반응을 듣고 상처받기도 했거든요. 분명히 머리카락을 이용한 재생 상품들이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믿습니다."

미용 봉사활동부터 머리카락을 이용한 재생 상품 구상까지 김 대표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한 가지 키워드가 있다면 '같이 잘 살고 싶은 마음'이다.

"함께 잘 살아나가고 싶은 마음 때문에 어떻게 하면 같이 잘 살 수 있을지 함께 의논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거죠. 나 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밝은 마음을 가져야 모두가 잘 살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미용 봉사도 계속 하고 있고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합니다. 같이 잘 살면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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