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이 대표가 거친 언사를 마구 쏟아 내고 있다. 자신의 비리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170쪽짜리 공소장이 공개되면서 '정적 제거'라는 여론전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초조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 대표의 말은 표현만 강할 뿐 그 표현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팩트는 전무하다. 표현이 강하다고 말이 강해지지 않는다. 23일 기자 간담회가 바로 그랬다. 이 대표는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폭력의 시대"라며 "주어진 권력을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 이익을 위해서, 또 정적 제거를 위해서, 권력 강화를 위해서 남용하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으로, 범죄행위라는 것이다.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대표가 되기 전의 개인 비리에 대한 것이다. 이를 수사해 처벌하지 못한다면 법치 국가가 아니다. '사적인 이익' '정적 제거' '권력 강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런 소리를 늘어놓을수록 국민 다수로부터 '무슨 엉뚱한 소리냐'는 비웃음만 살 뿐이다.
22일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나.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깡패'라고 한 것은 더 심각한 '언어폭력'이다.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이런 막말을 뱉어 내는 것은 제1야당 대표가 지녀야 할 품격의 부재를 넘어 인성(人性)까지 의심받을 수 있다. 이 대표가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한 사실은 그런 의심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이 대표는 죄가 없다면 구속영장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청해 영장실질심사에 응해야 한다. 그것이 '결백'을 입증하는 첩경이다. 이렇게 간단하고 쉬운 길을 두고 이 대표는 '정적 제거' 프레임의 정치 선전으로 일관한다. 이 대표가 이렇게 하는 것은 잘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참으로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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