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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칼럼]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으로 지정돼야

김병구 동부지역본부장
김병구 동부지역본부장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위해 포항이 똘똘 뭉쳤다.

포항시와 경북도, 포스텍을 비롯한 대학과 연구기관, 포스코와 에코프로 그룹을 비롯한 관련 업계 등은 전문인력 양성, 주요 소재 생산과 투자를 통해 포항 지역에 이차전지 산업의 국내 최강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산학연관이 혼연일체가 돼 포스코에 이어 '제2의 철강 신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한다면 포항의 뿌리인 철강업에 이어 이차전지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양대 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젠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늘까지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접수를 마감한 뒤 세부 평가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에 특화단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차전지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글로벌 시장 선점에 걸맞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배터리)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의 대표 주자여서 '제2의 반도체'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포항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것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입지 여건이나 환경이 가장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차전지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이 이미 안착해 있어 '준비된 인프라'를 최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갖춘 포스텍 포항가속기연구소, 이차전지 소재와 환경에너지 등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4차산업 기술 기반 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과 포항테크노파크 등등. 이차전지 특화 연구기관이 이처럼 한 지역에 모여 있는 도시는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포항에는 또 에코프로 그룹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음극재 생산공장, GS건설이 주관사인 에너지머티리얼즈의 리사이클링 공장 등 이차전지 선도 기업이 대규모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에코프로 3조2천억원을 포함해 이들 기업이 그동안 4조원 규모를 투자했고, 앞으로도 신규 기업 투자가 3조원 이상 계획돼 있다.

여기에다 경북 지역 10개 대학, 12개 대학원이 이차전지 산업 관련 학과를 운영하면서 매년 5천 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포스텍 철강대학원, 포항폴리텍대, 포항대는 물론 포항제철공고와 흥해공고 등도 기업체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2차전지 관련 직무교육을 통해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포스텍 이차전지연구센터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과 기술력으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처럼 포항은 지역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통해 이차전지 관련 기업에 필요 인력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와 연구기관, 산업계의 이차전지 관련 자문회의,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적극적인 노력 등도 특화단지 유치 기대를 높게 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전기차 시장과 그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이차전지 시장 규모가 200조 원의 반도체 시장을 추월해 4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가 포항을 시설 투자, 연구개발 지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혜택을 주는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해 대한민국 이차전지 초강대국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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