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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軍 복무 중…' 대구경북 41명 실업급여 '꿀꺽'

고용청 특별점검 부정수급 1억…브로커와 공모 13명 검찰송치
코로나 이후 지원 규모 증가세

대구고용노동청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고용노동청 전경. 매일신문 DB

20대인 A씨는 2020년 10월 미국에 머무는 동안 210여만원의 실업급여를 타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지정된 날짜에 본인이 직접 신고해야 하지만, A씨는 가족에게 대신 맡겼다.

또 다른 부정수급자 40대 B씨는 지난해 3월 취업하고도 이를 숨긴 채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B씨의 부정수급 사실은 공교롭게도 사업주가 B씨의 임금을 체불하면서 밝혀졌다. B씨는 체불 당한 임금을 보상받으면서 약 4개월간 720여만원의 실업급여도 중복으로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실업급여 지원 규모가 대폭 증가하면서,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4일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적발된 실업급여 부정수급 사건은 2020년 1천669건에서 지난해 2천278건으로 36.49% 증가했다. 부정수급액도 2020년 18억5천만원에서 지난해 25억7천만원으로 38.92% 늘었다.

부정수급이 증가하자 대구고용노동청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3개월간 실업급여 부정수급 특별점검을 했다. 점검 결과 대구경북의 부정수급 의심자는 298명이었고, 이들 중 41명이 부정수급자로 적발됐다.

부정수급 유형으로는 근무 기간 중복이 26명(63.4%)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 체류가 13명(31.7%), 병역 기간 중복이 2명(4.9%) 순이었다.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이들은 약 1억원의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했으며, 노동청은 추가징수액을 포함해 이들에게 1억4천여만원을 반환할 것을 명령했다.

부정수급 금액이 많거나, 브로커와 함께 부정수급을 공모하는 등 범죄행위가 중대한 13명에 대해서는 고용보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보험법은 거짓으로 급여를 받은 자와 공모한 사업주는 각각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업급여 지원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다. 대구경북 기준 2019년에는 63만3천581명에게 약 8천315억원을 지급했으나, 2020년에는 83만9천191명에게 약 1조1천795억원을 지급했다. 1년 사이 수급자는 약 20만명, 지급금액은 3천4백억원 늘었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연간 1회 시행한 특별점검을 올해는 2회로 확대해 주기적으로 중복수급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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