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가운데 일부 기초의회가 앞다퉈 국외연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대구 서구의회에서 국내 한 여행사의 국외연수 제안 설명을 포함한 비공개 간담회가 열렸다. 국외연수를 준비 중인 서구의회는 일본의 도쿄, 오사카 일대를 중심으로 여행사측과 일정 등을 검토 중이다.
서구의회의 요청으로 간담회를 준비한 여행사는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5박 6일로 도쿄와 오사카의 방재시설, 쓰레기 소각장, 현지 구청, 의회 등을 방문하는 일정을 제안했다.
일부 구의원은 외유성 논란을 의식한 듯 현지 탐방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행사 계획에 따르면 반나절은 현지 기관을 방문하고, 나머지 반나절은 '문화 탐방'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구의회가 원한다면 종일 기관 방문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국외연수를 추진하는 곳은 서구의회뿐만이 아니다. 북구의회 역시 4월에 8박 10일 일정으로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등 유럽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북구의회 측은 이번 연수 목적을 '정책 벤치마킹'이라고 밝혔고, 구의원 21명 중 17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구의원 1인당 국외연수 지원 예산은 342만5천원이다.
수성구의회 역시 4월쯤 일본과 유럽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사회복지시설, 도시재생, 안전 등을 주제로 다녀올 계획이고, 유럽은 현지 기관에 섭외를 요청했다.
정확한 국외연수 참가 인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1인당 국외연수 지원 예산이 400만원으로 대구시내 8개 구‧군 중 가장 많다.
달서구의회도 수성구의회와 마찬가지로 일본과 유럽 국외연수를 계획 중이다. 아직 유럽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본은 3월 말쯤 구의원 8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달서구의 구의원 1인당 국외연수 지원 예산은 299만5천원이다. 달서구의회 관계자는 "신청사 관련해서 도쿄도청을 벤치마킹하고, 인구와 노인복지, 친환경 쓰레기 시설 중심으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경기 침체가 심각한 시기에 지방의회가 '외유성 연수'를 떠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외연수를 추진하는 것은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외국에 다녀온 후에도 의정에 잘 반영되지 않으니 '국외연수'가 아니라 '해외여행'을 다녀온 게 아니냐는 논란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도 "국외연수 가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지방 자치가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이제는 꼭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정책 연수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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