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전 은혜를 갚을 수 있어 기쁩니다." "지진의 공포와 추위에 떨고 있는 가족과 우리 국민들을 도와줘 감사합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에게 은혜를 베푸는 두 나라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형제 국가임을 한번 더 증명하고 있다. 6·25 전쟁을 겪은 대한민국과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튀르키예다.
호국 평화의 고장 경북 칠곡군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구호물품 5톤(t)을 튀르키예로 보낸다.
칠곡군민들은 지난 15~24일 모은 여성용품, 기저귀, 보온병, 양말, 목도리, 핫팩, 겨울용 의류 등을 27일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전달한다.
아주 많은 양은 아니지만 행정기관 도움 없이 초등학생부터 백발 어르신까지 2천여 명이 참여하고 대사관 접촉, 포장, 인천공항 배송까지 스스로 진행해 의미가 남다르다.
6·25 전쟁 최대 격전 다부동전투가 벌어졌던 가산면에서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자 모든 읍·면이 흔쾌히 동참했다.
포장 상자는 지역 기업이 후원했고, 운송 트럭은 한 주민이 무료로 봉사했다. 앞서 칠곡군 공직자들은 성금 980만원을 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칠곡군민의 튀르키예 구호물품 보내기는 왜관시장 앞에서 3년 전부터 케밥 가게를 운영하는 하칸(46)과 무스타파(55)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출신으로 가족이 죽거나 다쳤고, 살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고향의 부인과 자녀 걱정에 깊은 시름에 빠졌다.
6·25 전쟁 참전용사 후손인 하칸 씨는 "지진으로 고향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고, 가족들은 매일 지진의 공포와 추위로 떨고 있다"고 울먹였다.
무스타파 씨도 칠곡군민들과 고향에 보낼 구호물품을 포장하고 차에 실으면서 "가족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를 도와준 칠곡군민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식을 들은 김재욱 칠곡군수는 케밥 가게를 직접 찾아가 가족의 안부를 묻고 위로를 건넸다.
김 군수는 "6·25 전쟁 때의 아픔과 도움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칠곡군민이 너무 자랑스럽다. 물품 하나하나에 칠곡군민의 결초보은 정신이 담겨있다. 튀르키예 국민이 지진피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튀르키예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만4천936명의 전투병을 파병해 721명이 전사하고 2천147명이 부상했다.
부산 유엔묘지에는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62명의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다. 이런 연유로 양 국가는 서로를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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