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챗GPT 열풍,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엔 위기?

고부가가치 생성형 AI 기업 30위 내 우리나라 기업 無
국내 기업 “챗GPT가 창출할 새 메모리 수요 대비해야”

OpenAI가 챗GPT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OpenAI가 챗GPT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의 폭발적인 인기가 대한민국 기업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생산 대기업 뿐 아니라 생성형 AI기업 역시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는 AI 관련 수요에 대응할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메모리+연산' 작용이 가능한 반도체 생산('A100' GPU(그래픽 처리장치))으로 챗GPT의 반도체의 8할 이상을 차지한 '엔디비아'는 전 세계 반도체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본지 22일자 10면) 이에 반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혹한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CAPEX)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며, SK하이닉스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을 대비해 지난해 대비 올해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AI 관련 개발사 역시 대한민국 기업들이 뒤처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로 26일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네덜란드 분석기관 딜룸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업 가운데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유니콘'이 이미 6개 탄생했고, 기업가치 1억 달러 이상도 30개를 넘는다. 기업가치가 가장 큰 곳은 챗GPT를 개발한 미국의 오픈AI로 290억 달러(약 38조원)로 추산됐다.

OpenAI CEO 샘 알트먼이 이달 7일 워싱턴 레드몬드에서 챗GPT 구동원리의 핵심을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OpenAI CEO 샘 알트먼이 이달 7일 워싱턴 레드몬드에서 챗GPT 구동원리의 핵심을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월 현재 전 세계 생성형 AI 주요 100개 사의 기업가치는 총 480억 달러(약 63조3천억원)로 2020년 말과 비교해 약 2년 만에 6배로 늘었다. 이 가운데 오픈AI 기업가치가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 오픈AI에 이어 '클로드'라는 새로운 AI 챗봇을 개발 중인 미국의 '앤스로픽'이 29억 달러(약 3조8천200억원)로 2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100억 달러로 추정되는 금액을 투자했으며, 구글은 오픈AI에서 갈라져 나온 앤스로픽과 제휴 관계를 맺고 약 4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내놓은 영국의 딥마인드 등 유럽과 정보기술(IT) 인재가 많은 이스라엘이나 에스토니아 스타트업도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상위 30개 기업 명단에 대한민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기업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황병준 유안타증권(대만 위엔따 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AI 컴퓨팅 수요 확대의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라며 "머신러닝 초기 시장을 선점해 범용성, 넓은 고객 기반, 레퍼런스 측면에서 업계 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 업계도 챗GPT가 창출할 새로운 메모리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챗GPT 같은 AI 분야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GPU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이 대거 탑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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