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및 경관훼손 우려로 엑스코선의 'AGT' 도입 반대 의견이 적잖은 가운데 모노레일 도입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허가 문제로 차량을 독점공급하는 일본 히타치 사가 사업에 불참했지만, 도입 실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정부나 히타치를 설득하는 노력을 마지막까지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등을 지내며 3호선 모노레일을 이끌었던 안용모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3호선 건설 당시에도 AGT 도입론이 있었으나 도심 경관 문제 때문에 도입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어네거리, 동대구역, 경북대, 엑스코 등 '대구의 얼굴' 지역을 지나는 엑스코선 특성상 AGT가 도심 속 흉물로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안 교수는 곡선주행 능력이나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모노레일이 낫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50m 반경까지 곡선주행이 가능한 모노레일에 비해 철제차륜은 제조사에 따라 70~100m에 달하는 등 곡선주행 능력이 크게 못 미친다"며 "소음이 커지고 결국 속도도 줄여야 한다. 곡선부를 중심으로 선로 교체수요도 빈번해 결국 유지관리비 측면에서도 모노레일보다 AGT가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토목 공사비 절감을 비롯해 여러 장점이 많은 모노레일 도입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나섰다. 차량형식승인은 국토부 차원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풀어낼 수 있는 문제인데, 지역 정치권 차원에서의 노력이 더해지면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접근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통공학 전문가는 "히타치는 형식 승인 과정에서 기술이나 영업비밀을 다 제출하는 셈인데 외국회사로서는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며 "추후 3호선 노후차량 교체나 3호선 혁신도시 연장선 추진 과정에서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 지금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도 "AGT는 구조물이 고가도로와 다를 바 없다. 상당한 민원이 예상되는데 다른 대안이 정말 없었는지 아쉽다. 마지막까지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대구교통공사는 모노레일을 도입을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여봤다는 입장이다.
대구교통공사는 모노레일의 여러 장점을 고려, 우선순위로 삼고 2021년부터 히타치와 꾸준히 접촉해 사업 참여를 촉구했다. 하지만 히타치가 지난해 7월 공식적으로 사업 불참 의사를 서면 통보해왔고, 히타치 본사 사장과 화상회의까지 해가며 설득에 나섰으나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형식승인에 드는 비용을 차량가격에 전가해도 좋으니 견적이라도 내달라고 비공식 제안까지 했으나 이마저 거부하더라"며 "국내 업체들이 모두 형식승인을 받고 있고, 최근 철도사고 빈발로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특혜 시비까지 일 수 있는 형식승인 면제 가능성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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