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에 선출되는 국민의힘 당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현재의 여소야대의 국면을 타개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컷오프를 통해 결선에 오른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4명의 후보가 '총선 승리 적임자'를 자처하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개 지역 대표언론사 모임인 한국지방신문협회는 이들에 대한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후보들은 총선 전략과 이른바 '윤심(尹心)' 논란, 지역 발전 방안 등에 대해 가감 없이 속내를 밝혔다. 매일신문,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대전일보, 부산일보, 전북일보, 제주일보 등은 지난 19일부터 진행했던 후보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게재한다.
◆TK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동의'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황교안 후보 인터뷰에서 그는 대구경북(TK) 신공항과 관련 "그간 정부 안에서 합의가 됐고 지자체에서도 다 논의가 됐는데 진행이 되지 않아 답답한 사안"이라며 "특별법을 만들어 속도를 높이자는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 최대 현안인 TK 신공항 특별법 제정 움직임에 '긍정'의 답변을 내며 구애에 나선 것이다. 황 후보는 "TK 신공항, 새만금, 가덕도, 제주 제2공항 등 각 지역이 공항을 두고 싸운다. 그런데 저는 모두 할 수 있는 과제라고 본다"며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인접한 곳에 공항을 두 개, 세 개 짓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요한 공항은 만들어야 하는데 다만 재정이 문제다"며 "이 과제들을 자기 임기 내에 하려고 하니 돈 문제가 생긴다. '지금 내가 있을 때 못 지어도 우리 아들 딸이 살아갈 그런 공항을 짓는다'고 하면 모두가 왜 안 되겠느냐"고 소신을 더했다.
총선 공천 때마다 반복되는 'TK 현역 의원 물갈이론'을 두고는 "사람을 어떻게 물갈이를 하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황 후보는 "어느 지역이라고 해서 좋고, 아니라고 해서 안 되고, 이런식으론 곤란하다"면서 "우리가 교체해야 할 사람이 있고 더 키워야 할 사람이 있다. 합리적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황 후보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교통 인프라 개선'을 꼽으며 배경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지역 격차를 해소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교통 시설"이라면서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데 30분밖에 안 걸린다면 비싼 돈을 내고 집을 구해 '무조건 서울에만 살 거야'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시간에 1천㎞를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개발되고 있는 세상이다. 지방에 돈을 지원하는 것은 단기적 대책이고, 장기적으론 교통 인프라 문제를 잡아야 한다"면서 "몇십 년째 지역균형발전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동수단만 확보되면 취향에 따라 살고 싶은 곳을 맞춤형으로 도와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마음대로 정하기보다 현지에 있는 사람,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게 필요하다"며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한동훈 장관, 공천 안 할 것"
이날 인터뷰에서 황 후보는 김기현 후보 땅 투기 의혹, 한동훈 법무부 장관 총선 출마 등 정치 현안을 두고 직설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김 후보가 수사의뢰를 한다고 하는데 어정쩡한 조치다. 진정성이 있다면 무고죄를 각오하고 본인이 저를 명예훼손을 당했다든지를 이유로 고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얼마를 벌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본래 설계 노선에서 김 후보 땅으로 지나가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본인 땅으로 도로가 지나가는데 본인 모르게 결정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의 의혹 제기를 두고 집안싸움, 내부총질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는 질문엔 "문제 없는 걸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게 내부총질"이라며 "노선이 변경된 건 명백하고 그 원인을 밝히라는 것이다. 정부가 장관 임명을 위해 검증한다면, 이게 내부총질이냐"고 반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총선 출마에 대해선 '당 대표가 되면 공천 안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후보는 "제가 법무부 장관을 2년 3개월했는데, 해보니 정책 하나를 만들 때 2년 정도 걸리더라. 한 장관이 총선 때가 돼도 임명된 지 2년이 안 되는데 중간에 차출을 해서 국정에 공백이 생기게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당내 인재 발굴을 위해 미스트롯과 같은 공개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황 후보는 "선거 때만이 아니라 반기에 한 번씩 공개 경쟁으로 인재를 뽑고, 이들이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평가해 공천을 주는 방식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했다.
당 대표가 되면 '정통보수,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힘을 쏟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황 후보는 "그간 좌파인지, 우파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당에 들어왔고 정통보수 정당이 너무나도 흔들렸다. 필요할 때 싸우지도 못하며 흐트러졌다"면서 "앞으로 30년간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 공산화, 사회주의화의 우려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또 "결선 투표 없이 3월 8일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 게 목표"라며 타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정통보수 정당을 재건해 막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을 잘 수행하고,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지키는 역할을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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