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이탈표 최소 31표…이재명 리더십 치명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관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관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은 가결 요건인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 149명에 10명 모자란 139명의 찬성표로 부결됐다.

이로써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무산됐지만 최대 175명으로 예상됐던 반대표 가운데 대거 이탈표가 발생, 실제로는 138명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대표가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단일대오를 자신했던 민주당은 이날 '박빙' 부결이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민주당은 당 내 전체 의원 169명에 무소속 의원 5명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1명을 더해 최대 175명의 반대표를 기대하던 상황이었다. 무소속 5표와 용 의원 1표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더라도, 민주당 내에서 반대가 아닌 찬성·기권·무효 등의 이탈표가 최소 31표에 달한 것이다.

민주당 한 다선 의원은 "이 정도면 매우 심각하고 아픈 상처다. 당이 더 혼란스러워질까 걱정스럽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게 그만큼 불안하고 불만스럽다는 얘기다. 이 대표도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당연한 결과다. 윤석열 검사 정권이 더 이상 정적 제거에 국력을 낭비하지 말고 민생을 살리는 데 오롯이 집중하길 바라는 뜻도 담겼다고 믿는다"며 "물론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향후에 좀 더 많은 의견 수렴을 통해 크게 하나로 묶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실상의 가결이라면서 야권 내 이탈표를 높이 평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라며 "오늘 표결 결과가 민주당에 아직 공당으로서의 의무감과 양심이 일부는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깨끗하게 사퇴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법절차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 주류도 이제 방탄 국회와 불체포특권을 통해 이 대표를 보호하려는 시도를 오늘부로 그만두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리더십에 치명상이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결과가 이 대표에 대한 사실상의 '비토'로 해석되는 만큼, 이 대표의 거취 결단에 대한 압박이 극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의 이주엽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내년 총선 정국에서 유리할 것이냐는 회의론이 분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 조만간 당 일각에서 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주장이 나오기라도 하면 권력 누수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169석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했지만 리더십이 붕괴되면 이 대표와 친명계 등 20~30명의 핵심 그룹으로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거취 압박에 따라 이낙연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 등의 역할론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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