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텍 화학계열, '이공계의 문예창작과'라 불러도 되나요?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선작 배출한 포스텍 화학공학과
단편 부문에 포스텍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권재영 씨 ‘냉소제외대상: 라디오’
미니픽션 부문에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부 이지효 씨 ‘수신자 불명’, ‘타입 캡슐’

'제3회 포스텍 SF 어워드' 수상자들이 시상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전국 이공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유일의 SF 공모전인 '포스텍 SF 어워드'가 지난달 제3회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번 '제3회 포스텍 SF 어워드'에서는 포스텍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권재영 씨의 '냉소제외대상: 라디오'가 단편 부문에,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부 이지효 씨의 '수신자 불명', '타입 캡슐'이 미니픽션 부문에 당선됐다. 가작으로는 배재대 컴퓨터수학과 이민하 씨의 단편 '펭귄의 목소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이동은 씨의 미니픽션 '고백의 떨림', '백세 청년의 새해 일기'가 뽑혔다.

특히 포스텍 화학계열 학과는 2회 공모전에 이어 이번에도 당선작을 배출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SF 문학 저변 확대의 불씨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 김초엽 작가의 모교이기도 하다. '이공계의 문예창작과'라는 별칭을 부여해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이번 '제3회 포스텍 SF 어워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응모작을 모집한 바 있다. 이번 공모에는 총 73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국내 SF문학을 대표하는 김창규, 송경아 작가와 박인성 평론가가 심사를 맡았다.

김창규 작가는 공모전 총평에서 "(사회적)문제나 경향을 수동적으로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SF 서사에 연결하거나 소설적 기교와 능숙하게 결합시킨 작품들이 좋은 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편 부문 당선작 '냉소제외대상: 라디오'에 대해 송경아 작가는 "미래 세계 노동의 위상을 냉소적이고 고통스럽게 그리면서도 라디오의 꿈을 '냉소제외대상'으로 두는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한 대담한 우화"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니픽션 부문 당선자 이지효 씨는 "문과대학에서 물리학을 복수전공하려던 겁 없는 선택이 이처럼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인성 평론가는 '수신자 불명', '타입 캡슐'에 대해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감정과 기억의 물질화'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소설적 상황의 설정과 그에 대한 심리의 구성에 효과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평을 남겼다.

한편 대구경북지역 대학에서 주관하는 창작 소설 공모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포스텍 SF 어워드'는 포스텍 소통과공론연구소가 주관, SF전문 출판사 아작 후원으로 진행된다. 포항과 인연이 깊은 김초엽, 정보라 등 스타 SF작가들의 뒤를 이을 신인 작가 발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단편 부문에 500만 원, 미니픽션 부문에 3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수상작과 심사위원 추천작은 제4회 수상작과 함께 단행본으로 출간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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