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만 학도여, 일어서라”…제63회 2·28민주운동 기념식

대구 지역 고등학교 학생 등 600여 명 참석, 2·28 정신 후배들이 이어가
뮤지컬, 챗GPT와 대화 등 다채로운 공연에 관객 환호

28일 오전 10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28일 오전 10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자유를 그리다'란 주제로 개최된 2.28민주운동 63주년 기념식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홍준표 대구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등이 두류공원에 있는 '2.28기념탑'에 참배했다. 대구시 제공

"교복 차려입고 얌전히 책 읽는 것이 덕이라 하시고는 어째서 당신들은 그 손으로 해와 달을 움직이고 제비를 죽이는가. 덕분에 우리는 열기 품은 들불처럼 그대들을 깨우나니. 자, 가자. 꽃 필 때가 되지 않았더냐." (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대상 수상작 <환희>, 대구여고 채지우)

28일 오전 10시 제63회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자유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렸다. 당시 운동에 참여한 대구 8개 고등학교의 재학생 387명이 참석해 지역 고등학생이 중심이 됐던 2·28 정신을 후배들이 이어간다는 기념식의 메시지가 팔공홀을 가득 채웠다.

2·28민주운동은 정·부통령 선거를 앞둔 1960년 2월 28일, 자유당 정권이 야당 부통령 후보였던 장면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참석하는 것을 막고자 일요 등교 지시를 내리자 학생들이 항거하며 일으킨 저항운동이다. 대구 시내 8개 공립학교(경북고, 경북대사대부고, 경북여고, 대구고, 대구공고, 대구농고, 대구상고, 대구여고) 학생들이 주도한 이 운동은 당시 대구 지역 언론과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전국으로 확산돼 3․8민주의거, 3‧15 의거,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운동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는 2·28민주운동에 대해 정부는 2018년부터 2·28 민주운동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격상,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매년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2·28 민주운동 유족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준표 대구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박영석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2·28민주운동 기념탑 참배 후 기념공연, 기념사, 2·28찬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식 공연은 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대상 수상작인 대구여고 채지우 학생의 <환희>가 내레이션으로 깔리며 시작됐다. 당시 이대우 경북고 학생부 위원장의 주도로 작성한 결의문은 권정혁(경북대사대부고 2학년)·김가영(대구상원고 2학년) 학생이 직접 낭독했다.

학생들이 주도했지만 2·28민주운동은 대구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었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2·28민주운동을 도왔던 대구 고교 선생님들과 시민의 이야기, 그리고 몽향 최석채 선생의 매일신문 사설 등이 뮤지컬과 영상 자료 형태로 그려졌다.

미래 세대가 받아들이는 자유에 대해 논하는 두 번째 기념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무대는 대구여고에 재학 중인 양자빈, 대구고에 재학 중인 전대장 학생이 챗GPT와 자유에 대해 대화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춤과 밴드 공연으로 이들이 생각하는 자유를 몸소 표현하자 청중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기념식에 함께 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가유공자들의 애국과 보훈의 가치를 드높이는데 노력하고 미래 세대들이 자랑과 긍지를 갖고 대한민국의 주역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5대 신산업 육성, 재정 건전화 등을 통해 미래 혁신도시를 향한 대구의 도전에 정부가 힘껏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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