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폭운전한다'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달아난 20대 女, 식욕억제제 탓?

경찰차로 들이받은 끝에 검거
음주·마약 음성 반응…경찰 "운전자, 평소 병원서 처방 받은 식욕억제제 복용"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도로에서 난폭운전 중 경찰차를 포함해 6대를 들이받고 멈춰선 승용차. 제주경찰청 제공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도로에서 난폭운전 중 경찰차를 포함해 6대를 들이받고 멈춰선 승용차. 제주경찰청 제공

제주에서 20대 여성 운전자가 차량 6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끝에 경찰차와 충돌한 뒤에야 붙잡혔다. 운전자는 '난폭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보고 달아나다가 사고 규모를 키웠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 10분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인근 도로에서 K7 승용차가 경적을 울리며 돌아다닌다는 내용의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정지하라고 명령했으나 차량 운전자 A(20대·여) 씨는 이에 불응하고 도주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순찰차를 포함해 다른 승용차, 시내버스, 포크레인 등 6대를 연이어 들이받았다.

경찰은 A씨 차량이 보행자 통행이 잦은 곳으로 향하자 인명 피해를 우려해 순찰차로 고의로 A씨 차량을 충격한 끝에 멈춰 세웠다.

마침 옆에 있던 포크레인이 A씨가 타고 있던 차량 지붕을 누르며 더는 도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차량이 멈춘 뒤에도 A씨는 문을 걸어 잠그고 차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경찰은 삼단봉을 이용해 차량 운전석 앞 유리창을 깨고 A씨를 밖으로 빼낸 뒤 체포했다.

이 사고로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음주측정을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마약류 음성 반응이 나왔다.

다만 경찰은 A씨가 평소 병원에서 식용억제제를 처방 받아 복용해 온 사실을 파악하고, A씨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식용억제제 과다 복용 여부와 함께 약에 포함된 성분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진술과 사고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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