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비상등 켜졌는데 팔짱 낀 국회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반면, 수입은 늘어나 무역적자 행진이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01억 달러(66조3천825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541억6천만 달러)보다 7.5% 줄었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라 IT 제품 수요가 급감,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자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월 수입은 554억 달러(73조4천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오히려 3.6% 늘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153억 달러)이 지난해보다 19.7% 증가한 탓이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최근 10년간(2013∼2022년) 2월 에너지 평균 수입액(97억 달러)을 56억 달러나 웃돌았다. 이로 인해 무역수지는 53억 달러(7조225억 원)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올 들어 두 달 만에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의 38%에 달하는 적자가 이미 쌓였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이었던 1995년 1월∼1997년 5월 당시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경제 위기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 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는 도무지 위기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반도체산업 등 국가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추가 연장 근로제 유지를 위한 근로기준법 등 시급히 처리되어야 할 민생 경제 법안들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46조는 국회의원이 국가 이익을 우선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는 수출 전선에서 뛰고 있는 기업들을 구하기 위한 입법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 우리 경제에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고 기업들은 이미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국익을 위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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