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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서 맹폭당하는 TK 정치권…'선 넘는' 과격 발언 지적도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TK) 정치권에 대한 폄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과격한 비판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1일 SBS 라디오에 출연, "대구 12명, 경북 13명 싹 다 컷오프, 물갈이를 선언하면 제 지지율 10% 오른다는 게 지금 지역 민심"이라며 TK 물갈이론을 역설했다.

전날 대구에서 열린 TK 합동연설회에서도 "지금 대구경북 민심은 윤핵관의 권력 암투와 이재명의 부도덕보다도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보신주의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며 "물갈이가 항상 답은 아니지만 고쳐 쓸 수 없다면 바꿔 쓰자는 여론이 올라가는 것은 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또 이른바 '나경원 연판장'에 서명했던 TK 초선 13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오늘 여기 계신 나경원 전 의원을 쫓아내고 권력에 줄 서는 연판장에 서명한 과거를 청산하고 저와 함께 대구경북의 젊은 세대가 좋아할 좋은 뉴스거리를 만들자"고도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TK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여러 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 당 대표 선거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윤상현 의원은 "공천이 곧 당선이다 보니 눈치만 보고 있을 뿐 중앙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TK 의원이 없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천 후보가 최근 TK 정치권을 향해 쏟아내는 비판의 수위는 비방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원과 시도민에게 무례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출마에 소극적인 TK 정치권을 비판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조차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전은 아예 없고 자해, 음해, 비아냥만 난무한다. 어쩌다 이준석 바람으로 뜬 무명의 정치인은 일시적인 흥분과 자아도취에 취해 책임지지도 못할 망언들을 쏟아 내고 있다"며 사실상 천 후보를 직격 했다.

TK 국회의원들은 '무대응이 최선의 대응'이라는 기조로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불쾌감을 감추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TK 한 초선 의원은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 스스로 자격 미달 당 대표 후보임을 자인하는 셈"이라며 "보신주의 비판에 대한 반성은 하고 있다. 그런데 TK 당원과 시도민에게는 예의를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교하며 TK 국회의원을 싸잡아 폄하하는 것은 이들을 뽑은 TK 유권자들에 대한 힐난과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천 후보가 물갈이론과 험지 출마론을 거듭 주장하자, TK 최다선인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가 결국 입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KBS 라디오에서 천 후보를 향해 "선거구를 함부로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준비 안 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잘 인식 못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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