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헤라자드 사서의 별별책] <59> 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놀펴냄

허태연 지음/놀펴냄
허태연 지음/놀펴냄

하쿠다 사진관은 요즘 베스트 대출도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등과 같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제3자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그에 대한 교훈들을 다루는 스토리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휴먼 소설이다.

먼저 소설 제목의 '하쿠다'는 일본어로 오해하기 쉽지만, 제주도 방언으로 '하겠습니다', 즉 인간의 의지라는 뜻을 담고 있고. 소설의 주제다. 이 소설 속의 배경은 바로 제주도이다.

이 책을 고르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다. 작년 1월에 사서 신규 임용을 하고 업무 배우랴 정신없이 1년이 지나갈 무렵, 문득 스스로가 무기력해졌다는 것을 느꼈고 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인생에 있어서 의미있는 한 해였던 만큼, 색다르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2022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까지 주말근무를 끝내고, 가족들의 걱정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작정 대구공항으로 운전대를 잡았고, 제주도로 혼자 첫 배낭 여행을 떠났다. 혼자 여행하는 만큼 발길이 이끄는 대로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고 싶어서 당일에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저녁에 도착해 각자 다른 지역에서, 다른 나이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해를 시작하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고민들과 가치관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튿날 가고 싶었던 독립서점에 들렀다가 이 소설을 봤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고, 책방 사장님의 추천으로 구입했다. 소설 속 에피소드들이 전날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점들이 많았다. 주인공 석영과 제비, 그리고 여행자들은 다 저마다의 사연과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함께 지내면서 자신들의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과 같이 업무에 지친 현대 사회인들의 하루는 루틴화돼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게 만든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졌다. 그러나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여행은 마음의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듯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준다.

여행과 소설을 경험함으로써 내게 주어진 '하루'와 인연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의지가 커졌다. 소설 속 주인공 석영은 이렇게 말했다. '결핍을 메꾸려 남을 이용하지는 말아라. 많은 사람이 사랑하면 더욱더 소중해진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자들에게 타인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소통이 담긴 이 도서를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구민지 경상북도교육청 상주도서관 사서
구민지 경상북도교육청 상주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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