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단적 다이어트, 신체·정서 부작용…정신과 진료 받아야

"습관적으로 구토 반복하면 심장마비 등 위험"
전문가 "외로움, 놀림, 성적 하락 등 굶는 계기는 다양…인플루언서 등 영향도"
"있는 그대로 존중받도록 인식시켜야…올바른 자아정체감 형성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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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청소년, 젊은층이 음식을 먹지 않는 계기는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섭식 장애가 발생한 경우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서적·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조종하려고 할 때,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음식물 섭취로 부모에게 대항하기도 한다"며 "코로나19로 외로움을 느껴서 식욕 부진이 온 경우가 있고, 학기 중 신체검사를 했는데 체중으로 다른 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거나, 전교 회장 선거에서 떨어졌다거나 성적이 급격히 떨어져 굶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격적인 경험을 한 이후로 자신이 어떤 상황을 조절할 수 없는 것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고, 이를 체중을 조절함으로써 해소하려고 하는 욕구에서 굶기나 체중 감량에 대한 강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예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들이 SNS 등을 자주 접하면서 체중 감량에 대한 압박을 받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유튜브 등에서 몸매나 외모를 이용해 돈을 버는 인플루언서가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이들을 따라 하려는 측면이 있다. 체중과 관련해 병원에 오는 여성 청소년 중에는 초등학생도 있고, 요즘은 남학생들도 병원을 꽤 많이 찾는다"며 "이런 경우 입원을 해서 체중 증량 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강박이 정말 심하면 몸무게가 늘까 봐 물도 마시지 않고, 치료 중 사용되는 입맛을 돋우는 약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10대 시절 무리한 굶기나 구토 등을 한 경우 향후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 크다고 경고했다.

서완석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액에 섞여 전해질이 함께 유출되는데, 이를 계속 방치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한 골밀도가 낮아져서 나이가 들었을 때 뼈가 잘 부러지게 되고, 그냥 넘어지기만 했는데도 아예 못 일어나서 위험한 사고를 당할 수 있고, 회복이 안 돼 거동 자체를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소년 시기 올바른 자아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가정과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은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외모가 예뻐서,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라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그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인 것을 인지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농담으로라도 자녀에게 외모에 대한 칭찬은 물론 지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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