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본사를 둔 한국가스공사가 미수금 급증으로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를 비싸게 수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7일 국회의 대정부질문 때, 가스공사의 LNG 고가 매입 문제가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대구 출신 한무경 의원이 "가스공사가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LNG를 수입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매일신문이 한무경 의원에게 받은 '가스공사-민간 직수입자 간 LNG 수입단가 비교 현황'이란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스공사는 LNG를 민간 직수입 발전사보다 58.1% 비싸게 샀다. 가스공사는 2019, 2020, 2021년에도 민간보다 각각 34.5%, 42.3%, 29.6% 더 비싼 값에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업계는 가스공사의 수입 시장 독점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수요 예측 실패가 LNG 고가 매입의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초고가 현물시장 등으로 인해 수급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한다. 이는 원론적인 해명에 불과하다. 한국은 세계 3위 LNG 수입국이며, 가스공사의 수입 물량은 80%에 이른다. 국제 LNG 시장의 '큰손'인 셈이다. 가스공사는 이런 지위에 걸맞게 가격 협상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2조4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미수금은 지난해 말 8조6천억 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이다. 연료비가 오르면 그만큼 가스료를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 방침에 따라 요금을 못 올리면 미수금이 생긴다. 미수금은 재무제표상 자산이나 실제로는 손실이다. 올 1분기 말엔 미수금이 12조 원이 될 것이란다. 가스공사는 비상 경영 상황이다. LNG 수입 가격과 수급 계획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자구 노력과 경영 혁신에 나서야 한다. 적자 요인을 '난방비 폭탄'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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