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로 비유하고, 친이준석계 후보들을 그에 맞서는 한병태로 소개하며 오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놀랍게도 최근 국민의힘 모습은 1987년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과 닿아있다"며 "엄석대는 형식적으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지만, 주인공 한병태의 눈에는 이상해보였다"고 설명했다.
소설에서는 엄석대가 반장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는 전학생 한병태에 집단 괴롭힘을 가한다. 그러다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문제 의식을 갖고 엄석대가 만든 왕국을 붕괴시킨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는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 규정을 만들어 징벌한다. 한병태는 그런 엄석대에게 저항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잘못한 건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 총질로 찍어서 괴롭혔다"고 말했다.
이어 "(바뀌기 전) 선생님은 한병태를 불러 잘못하고 있다며 내부총질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며 "결국 한병태는 엄석대가 만든 질서에 저항하는 걸 포기하고 엄석대 세력에 편입돼 자잘한 비행에 힘을 보태는 위치에 간다.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친윤 세력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주장한 당정일체론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준석계인 천하람과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가 소설 속 한병태의 위치에 있다면서도, 엄석대가 구축한 체제를 고발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투표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네 후보는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있다. 이들이 더 큰 힘을 갖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이 힘을 얻지 못하면 나중에 결국 총선에서 국민이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하며 교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시작된 이 전당대회가 무엇으로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다"며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나약한 한병태가 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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