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트롯 경연 공정성 유감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트롯'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요즈음 TV에선 노래 경연을 통해 우승자를 뽑는 트롯 경연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유명세를 타지 못한 기성 가수부터 갓 스무 살짜리 청년들에 이르기까지 갈고닦은 노래로 경쟁에 나선 모습이 익숙해졌다.

이미자와 심수봉 설운도 같은 원로 가수들이 아니라 국악과 성악 같은 신무기들을 장착한 신인들의 트롯 경연은 트롯에 대한 국민 인식도 달라지게 했다.

우리는 이미 트롯 경연을 통해 배출된 임영웅과 영탁, 이찬원, 장민호, 송가인 같은 트롯 스타들의 팬덤이거나 그들의 노래로 위안받는 시청자가 됐다. 이런 노래 경연 프로그램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노래로 승부하는 경연의 특성상 노래를 가장 잘하는 참가자가 우승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다.

그런데 열기를 더해 가던 트롯 경연에서 우승이 유력시되던 한 참가자의 학폭 등 불미스러운 이력이 논란이 되면서 급기야 최종회를 앞두고 자진 하차하는 일이 벌어졌다. 자신이 좋아하던 참가자가 탈락하자 팬덤을 형성한 시청자들이 제작진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방송을 통해 발표된 순위가 방송이 끝난 후 집계 오류라며 제작진이 순위를 정정하는 유례없는 사태도 빚어졌다.

시청자들은 이런 경연 프로그램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특정 참가자를 우승자로 점찍어 놓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에서부터 심사를 맡은 연예인들이 특정 참가자들의 소속사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밀어주기 논란이 일기도 한다. 다른 경연 프로에선 한 작곡가의 노래가 경연곡으로 집중 선정된 것이 확인되면서 편파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급기야 시청자들이 제작진이 특정 참가자를 지원한다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정도로 경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대중의 눈높이를 존중하는 것이다. 노래 실력이 뛰어나고 외모도 편안하고 착한 캐릭터가 대중 앞에 나서야 최적의 경연 프로그램이 된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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