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탁현민 "오늘은 계묘국치일"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오찬 행사 당시 안내를 맡은 탁현민(오른쪽) 당시 선임행정관. 연합뉴스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오찬 행사 당시 안내를 맡은 탁현민(오른쪽) 당시 선임행정관. 연합뉴스
탁현민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탁현민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국내 재단이 대신 지급하는 게 골자인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이 6일 발표된 가운데, 탁현민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오늘은 계묘국치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올해가 계묘년(癸卯年)인 것을 감안, '경술국치' 등 역사적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국치(국가적 치욕)'라는 표현을 붙인 것이다. 참고로 경술국치는 1910년, 즉 경술년 8월 29일 일제의 한일합병조약 강제 체결에 따라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 날이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이날 낮 12시 44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표현하면서 "우리에게는 3.1절, 임시정부수립기념일,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의병의 날, 6.10 만세운동기념일, 광복절,학생독립운동기념일, 순국선열의 날과 같은 법정기념일이 있다. 한 나라가 무엇을 기념하는지가 곧 그 나라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왔다. 해방과 독립을 기념하는 날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어쩌면 여전히 미진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던 것을 가리키는듯 "기념행사들을 만들면서 나는 늘 마음이 무거웠었다"고 했다.

그는 "(기념행사에서) 독립유공자, 유공자의 자손,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만날 때마다 그러했다. 카자흐스탄 홍범도 장군의 거처를 처음 방문했을 때, 함께 갔던 보훈처, 청와대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 가슴이 벅차서가 아니라, 보존된 거처의 초라함에 부끄러워서였다. 미안하고 죄송스러워 눈물을 흘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사진도 페이스북에 첨부했다.

탁현민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탁현민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이어 "독립운동의 대가는 당사자의 죽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당사자의 고초는 물론 대를 이은 가난과 멸시는 바로 어제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그때마다 대한민국이 정말 이 정도 밖에는 안되는 것인지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완성하지 못했음을 오늘 처절하게 깨닫는다"고도 했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탁현민 전 비서관은 이날 정부 발표를 가리키며 "어쩌면 오늘의 치욕은 다만 현 정부의 아둔함만을 탓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그 수많은 독립과 해방의 기념일들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안이했었는지, 무심했었는지, 나태했었는지를 되돌아 본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역사는 결코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되돌아오고 있다는 이 엄연한 사실 앞에서 오늘의 부끄러움을 깊이 되새긴다"면서 이같은 취지를 담은듯 "2023년 3월 6일 오늘은 계묘국치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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