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무상, 韓 강제징용 해법 환영…"어렵던 한일 관계 되돌리는 조치"

수출 규제 완화에는 "별개 문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6일 도쿄에서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문제 해결책 발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6일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징용) 노동자 배상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아주 어려운 상태에 있던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일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협력해가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이 같이 평가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일본 정부는 현재 전략 환경에 비춰 안보 측면을 포함해 한일과 한미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한국의 강제징용 해결책) 발표를 계기로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일본 측에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한 데 대해선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확인한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에 대한 포괄적인 사과가 담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과 1995년에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 등을 계승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기업의 자발적인 기여 활동에 대해서는 "정부는 특별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일본 기업의 자발적 재단 기부를 용인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는 일본 기업의 재단에 대한 거출(醵出·갹출과 같은 의미) 등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특히 일본의 대(對)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해제와 관련해선 "2019년 7월에 공포한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는 안보 관점에서 수출관리를 적절히 시행한 것"이라며 "(강제징용) 노동자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수출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한국이 개시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 정지를 포함해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수출규제 해제 검토 전제조건으로서 한국 측 WTO 제소 취하를 내건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날 오전 대법원으로부터 2018년에 배상 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을 대신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판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수혜를 입은 국내 16개 가량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월 외교부가 공개토론회에서 밝힌 '제 3자 변제'(원고들에게 손해배상 판결금을 제 3자가 대신 지급) 방식으로, 우리 정부가 일본의 호응을 촉구해온 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