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인구 9위 러시아, 지난 3년 동안 300만명 감소

이코노미스트 "인구 감소 '파멸의 고리' 진입”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女인구가 1천만명 이상 많은 기형구조

자료: 연합뉴스
자료: 연합뉴스

지난해 UN과 대만 통계청 기준으로 세계 인구 순위 9위의 러시아가 인구 감소로 인한 국력 쇠퇴까지 걱정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3년 동안 전쟁과 질병, 탈출(exodus) 등의 영향으로 자연 감소분에 더해 200만 명의 인구가 추가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15세 남성의 기대수명은 5년 짧아졌고, 징병과 망명 등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1천만 명 이상 많은 기형적 인구 구조가 자리잡았다

현재 세계 인구 1위는 인도(14억2천862만명), 2위 중국(14억2천567만명), 3위 미국(3억3천999만명), 4위 인도네시아(2억7천753만명), 5위 파키스탄(2억4천048만명), 6위 나이지리아(2억2천380만명), 7위 브라질(2억1천642만명), 8위 방글라데시(1억7천295만명) 순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는 국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러시아와 같은 가파른 감소세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인구는 1994년 1억4천9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다 2007년부터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 인구 130만 명이 감소했고,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1만7천 명 초과하며 상황이 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민족 별로는 러시아인(슬라브족)이 가장 크게 줄어들어 2010~2021년 사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8%에서 72%로 낮아졌다.

유엔은 러시아 인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감소한다면 50년 안에 1억2천만 명으로 줄어들어 중국, 인도, 미국 등에 이어 인구 규모가 세계 15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2월 시작된 전쟁을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며 "인구 감소 '파멸의 고리'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방 언론 매체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러시아 병사는 17만5천~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사이 젊고 교육받은 인력 50만~100만 명은 전쟁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 전쟁 이전 인구 통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인구 감소에 따라 당장 올 봄철 군 정기 징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병력 증강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고학력 인력의 해외 이탈이 잦아지면서 국가 전반적인 경쟁력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 당국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정보기술(IT) 종사자의 10%가 러시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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