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인화의 대가로 꼽히는 석경 이원동 작가의 서른번째 전시회가 갤러리 더블루(대구 중구 푸른병원 14층)에서 열리고 있다.
'맑음-淸'을 표방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나무와 난초가 어우러진 난죽화 등 사군자 문인화 12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 중 대작(700×204cm)인 '대죽'은 굵은 왕대가 힘차게 뻗치는 굳건함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대밭 가운데 든 듯한 왕성한 기운을 전한다.
또한 100호 크기의 난죽과 풍죽(風竹)은 활달한 기상과 섬세한 필치로 은은한 묵향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작가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도 20호 크기의 장방형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그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출품작 화제(畫題)를 모두 전서체로 휘호해, 현대적 감각의 글과 그림이 독특한 조응을 펼친다.
석경 이원동 작가는 석재 서병오, 죽농 서동균에 이은 천석 박근술에 사사했으며 20대 때 현대회화로 화업에 발을 들였고,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동양 수묵을 바탕으로 석채(石彩), 금니(金泥) 등의 작업을 시도하며 다양한 작품세계를 넘나들다가, 3년 전부터 수묵 문인화로 회귀해 매년 사군자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가는 "작가로 살며 편안하다고 느끼며 작업한 것은 처음이다. 오랜 기간 동안 실험적 작품을 시도한 끝에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든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작품을 보는 분들에게도 편안함이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인숙 미술평론가는 "이원동은 50여 년 간 수행하듯 붓을 잡으며 그 경지를 온 몸으로, 온 작품으로 구현하려고 한다"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난화 죽화의 깔끔하고 꼿꼿함은 그런 수행의 결과물"이라고 평했다.
전시는 17일까지. 010-7688-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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